LG 트윈스가 지난 3일 8개구단 중 2번째로 60만 관중을 돌파했다. 이날 입장관중이 9479명에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만5009명으로 홈경기 40게임만에 60만365명을 기록했다. 60만 관중 돌파는 롯데에 이어 2번째이다. 비록 올 시즌 팀성적이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팬들의 사랑은 여전함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날 LG는 선두 SK를 맞아 9회말 2사 후에 이종렬의 동점 솔로 홈런에 이어 연장 10회말 안치용의 끝내기 안타로 4-3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경기 후 안치용은 히어로 인터뷰에서 “성적도 좋지 않은데 이렇게 많이 찾아와 응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입장한 9479명의 관중은 대부분이 LG팬들이었다. 원정팀 SK팬은 1000여명 정도에 불과했다. 이처럼 LG가 올 시즌 기대에 못미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LG교 중독’이라는 표현을 쓴다. 얼마전 OSEN과 인터뷰한 LG 간판스타 출신인 ‘삼손’ 이상훈(38)은 “LG팬들은 LG야구에 중독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은퇴해서 록그룹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한편 맥주집 사장 등 사업가로 변신한 이상훈은 ‘아무래도 LG 생각이 많이 나겠다’는 질문에 “LG 얘기는 많이 듣는다. 맥주집에 팬이 많이 오는데 얘기는 들어줘야 하지 않겠나. 답답한 얘기들을 많이한다. 그들이야 팬의 입장에서만 보는 것이지만, ‘뭔가 하고 져야하지 않겠는가’ 같은 말들을 한다. 선수들이 무기력하면 팬도 무기력해지고, 짜증난다. LG팬은 그래도 괜찮다. ‘중독’이 돼서 어느새 야구장에 가 있고…”라며 선수들은 팬을 위해서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3일 SK전서 목청이 터져라 LG를 응원했던 열성팬 장재혁씨(30)는 “LG가 많이 져도 그냥 좋아서 야구장에 옵니다. 어릴 때부터 팬이었거든요. 분위기 나쁘더라도, 선수들이 너무 가라앉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믿어요. 오늘 경기는 정말 최고였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이 좋았습니다”며 이날 역전승에 뿌듯해했다. 아마도 이날 운동장을 찾았던 LG팬 대부분의 심정이 장재혁씨와 같았을 것이다. 비록 순위는 뒤처져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어린 시절부터 보아왔던 팬들로서는 지금도 그 모습을 기대하고 발길이 야구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1990년, 1994년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며 팬들에게 사랑받았던 시절의 어린이 팬들이 이제는 어른이 돼서 운동장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좋은 성적만큼 최고의 팬서비스는 없다. 그러나 성적이 나쁘다고 무기력한 경기를 펼치는 것은 프로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LG 선수단과 프런트는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이다. LG 최고참 선수 중 한 명인 최동수는 “순위에 상관없이 매경기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수단을 독려하고 있다. 또 미래를 기약하며 2군 기대주들에게 출전기회를 많이 주겠다는 김재박 감독도 “연패를 당해도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된다”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구단 프런트도 선수자원 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길 태세이다. 신예 기대주 기량향상, 트레이드 등을 통한 전력보강, 외국인 선수 알찬 보강 등을 위해 분주하다. 또 항상 앞서가는 팬서비스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중흥기를 맞아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야구관계자들은 “롯데와 더불어 인기구단인 LG, KIA가 ‘삼끌이’가 됐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며 LG의 부진을 아쉬워하고 있다. LG 선수단과 프런트는 팬들로부터 식지 않는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 비록 올 시즌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졌지만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야함은 물론 내년 시즌에는 기필코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기 위한 빈틈없는 준비에 힘을 쏟아야할 시점이다. sun@osen.co.kr . . . . . 관중석 팬들의 열렬한 성원에 승리로 보답한 후 환호하고 있는 LG 선수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