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위 총사퇴' 한국 축구, 올림픽-월드컵예선 앞두고 차질
OSEN 기자
발행 2008.07.04 15: 59

이영무(55)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비롯해 소속위원들이 일괄 사퇴함에 따라 월드컵 최종예선과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축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마친 뒤 "지난 2005년 말부터 2년 7개월동안 기술위원회를 이끌었지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허정무 감독을 잘 보좌하지 못한 것 같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뒤이어 기술위원들도 일괄 사퇴하기로 해 한국 축구는 올림픽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상대팀 분석 등 기술위원회가 맡고 있던 역할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또한 이란, 사우디 등과 함께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죽음의 B조에 속한 한국은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 불과 한 달 남은 2008 베이징올림픽은? 오는 8월 7일 저녁 친왕다오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 D조 첫 경기가 예정되어 있는 박성화호는 최근 이상호(21, 울산)가 왼발목 피로골절로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오장은(23, 울산)도 지난 2일 전북전에서 왼발목 바깥쪽 인대가 부분 파열되는 큰 부상을 입어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와일드카드인 김동진도 몸이 완전치 않아 올림픽대표팀은 불과 한 달여를 앞두고 부상에 시름하고 있다. 공격수로는 유일하게 와일드카드 후보로 뽑혔던 염기훈(25,울산)은 부상 재발로 4일 제외됐고 미드필더인 이호(24, 제니트)가 대신 선발됐다. 여기에 이들을 보좌할 기술위원회가 전원 사퇴함에 따라 이탈리아, 온두라스, 카메룬 등 D조에서 살아남기 위한 박성화호의 발빠른 행동이 요구된다. 이탈리아와 온두라스 등은 올림픽대표팀 예비명단을 발표했다. 카메룬의 경우는 FC 바르셀로나의 사무엘 에투(27)를 와일드카드 후보로 지목해 미국, 코트디부아르 등 올림픽 본선 참가국들이 출전하는 홍콩 4개국 초청대회서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지난 5월 프랑스에서 열린 툴롱 국제대회에서 주요 멤버들을 빼고도 우승을 차지할 만큼 강하다. 툴롱 국제대회를 관전한 뒤 분석자료를 들고 돌아온 박성화 감독은 당장 오는 7일부터 선수들과 훈련에 매달려야 한다. 축구협회는 다른 팀들을 철저히 분석할 기술위원회를 하루빨리 꾸려나가야 할 상황이다. 그나마 온두라스 올림픽대표팀이 오는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인천 월드컵경기장에서 친선경기를 갖는 것이 전력 분석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 월드컵 최종예선 준비는?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한국 축구가 보여준 문제점을 7가지로 분류해 지목한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골 결정력 부족과 빠른 공수 전환을 보이지 못한 점 등을 지적했지만 이는 고질적인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란이 오는 10일 스페인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해서 20일 체코로 이동, 다섯 차례 프로팀과 평가전을 치르기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에 들어갔고 B조 최약체로 꼽히는 UAE도 8월 14일부터 2주간 브뤼노 메추 감독의 모국인 프랑스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대표팀은 오는 9월 10일 북한과의 원정을 시작으로 최종예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지만 훈련기간이 길지 않다. 이들보다 소집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허정무호는 상대의 철저한 분석을 통해 돌파구를 뚫어야 한다. 하지만 이 역할을 해줘야 할 기술위원회가 전원 사퇴함에 따라 이마저도 차질이 우려된다. 대표팀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UAE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영상과 지난해 아시안컵 경기 비디오를 모두 입수한 상황이며 북한을 대비해서는 올 시즌 세 차례 맞대결 자료를 활용할 예정이지만 이후 철저한 분석할 기술위원들의 존재가 필요하다. 월드컵 3차예선에서 허정무호가 저조한 경기력에 그쳐 야기된 기술위원 전원 사퇴는 책임을 통감하고 물러나는 차원에서 나아가 큰 대회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대표팀을 철저히 지원해 줄 기술위원회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협회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에 기술위원회를 재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rhdw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