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지난 2002년 전체 1번으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지명된 우완 브라이언 불링턴(28)이 전격 방출됐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채 다른 팀을 구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피츠버그는 5일(한국시간) 불링턴을 방출대기하고, 외야수 크리스 더피를 부상자명단(DL)에서 해제했다. 볼스테이트 대학 출신인 불링턴은 2002년 드래프트 참가를 결심할 때만 해도 특별한 유망주로 취급받지 못했다. 당시 드래프트에는 B.J. 업튼(탬파베이) 애덤 로윈(볼티모어) 잭 그라인키(캔자스시티) 프린스 필더(밀워키) 제레미 허미다(플로리다) 카릴 그린(샌디에이고) 스캇 캐즈미어(탬파베이) 콜 해멀스(필라델피아) 닉 스위셔(시카고 화이트삭스) 제임스 로니(LA 다저스) 등 쟁쟁한 재목들이 널려 있었다. 그러나 전체 1번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피츠버그는 예상을 깨고 불링턴을 선택했다. 불링턴이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었다. 데이빗 리틀필드 당시 단장은 "메이저리그에서 잘해야 3∼5 선발 정도를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피츠버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링턴을 지명한 것은 '돈문제' 때문이었다. 전도유망한 유망주들과 계약을 이루어내려면 수백만 달러를 써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사인을 이끌어낼 수 있는 불링턴을 선택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선발투수로 꾸준히 뛰기만 해도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은 불링턴은 그러나 최소한의 목적도 이루지 못했다. 마이너리그에서 2년 반을 보낸 뒤 2005년 잠깐 승격돼 1½이닝 투구를 한 것도 잠시. 2006년을 어깨 수술로 통째로 결장했고, 지난해에도 시즌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다. 로스터가 40인으로 확장된 9월 다시 빅리그의 호출을 받았지만 5경기(선발 3경기)에 등판, 3패 방어율 5.2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에는 구단의 방치 속에 개막전 명단에서 제외돼 기약 없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해왔다. 2주전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섰지만 존 러셀 감독의 신임을 잃어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퇴출 통보를 받은 것이다. 빅리그 통산 6경기에 성적은 3패 방어율 5.89. 초라한 이력서만 손에 쥔채 불링턴은 자신을 불러줄 새로운 구단을 찾아야 할 운명에 처했다. 참고로, 피츠버그는 2000년 이후 1라운드에서만 션 버넷, 존 밴 벤쇼튼, 불링턴, 폴 마홈, 닐 워커, 앤드루 매커친, 브랫 링컨, 대니얼 모스코스, 페드로 알베라스를 각각 지명했다. 이 가운데 스타급으로 성장한 선수는 전무하다. workhors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