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방송 3사 드라마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예능프로그램들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수목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의 실패는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연기파 배우 손예진, 지진희가 합세한데다 국내 최초로 방송국 보도국 사회부 기자들의 실상을 파헤칠 전문직 드라마라는 예고에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탈주범 장진규 스토리 이후 꾸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만한 흥미 있는 에피소드가 없었던 데다 후반부에는 서해안 경제특구 사업을 둘러싼 대기업과 정부의 비리를 소재로 전문직드라마라는 장르에 충실하려 노력했지만 폭넓은 시청자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 결과 동시간대 최하위 시청률로 막을 내리게 됐다. 2005년 ‘삼순이’ 열풍을 일으켰던 배우 김선아의 3년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인 ‘밤이면 밤마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문화재라는 소재를 통해 진지함과 코믹함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지만 아직 큰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경쟁작 SBS ‘식객’에 밀려 동시간대 월화드라마 중 최하위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후 8시 20분으로 시간대를 옮겨 KBS 1TV ‘너는 내 운명’과 정면승부를 펼친 일일드라마 ‘춘자네 경사났네’는 5월 19일 첫 방송 이후 줄곧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흔들리지마’는 4월 14일 첫 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아침드라마 중 1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SBS ‘물병자리’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2위로 밀려났다. ‘있을 때 잘해’, ‘내 곁에 있어’, ‘그래도 좋아’로 이어지는 아침드라마 1위 행진에 제동이 걸린 것. 그나마 주말연속극 ‘천하일색 박정금’은 꾸준히 10% 중반대 이상의 시청률로 선전하고 있다. 총 13회 연장방영이 결정되는 등 MBC에 있어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이지만 김수현 작가의 KBS ‘엄마가 뿔났다’를 뛰어넘지는 못하고 있다. 또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달콤한 인생’ 역시 높은 완성도로 명품드라마라는 호평을 받고 있지만 10% 전후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MBC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맥을 못 추고 있는 상황에서 예능프로그램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가 20%대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매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으며 ‘황금어장’, ‘무한도전’의 경우 한창 전성기 때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지만 그 상징성만으로도 충분히 존재가치가 있다 하겠다. 또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 ‘명랑히어로’ 등 신선한 기획의도로 탄생된 프로그램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며 ‘환상의 짝꿍’, ‘놀러와’ 등 장수프로그램들이 꾸준히 활약하고 있어 드라마의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hellow0827@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