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신경현, 2군에 다녀오더니 달라졌네"
OSEN 기자
발행 2008.07.05 12: 31

[OSEN=이상학 객원기자] “2군에 한 번 다녀오더니 확실히 달라졌어. 잘해.” 한화 김인식 감독이 웃어보였다. 다름 아닌 베테랑 주전 포수 신경현(33) 때문이었다. 신경현은 지난 4일 대전 SK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불방망이를 과시했을 뿐만 아니라 선발 류현진과 호흡을 맞춰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12탈삼진을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신경현 선배 리드가 많이 좋아져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 후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이 잘했지만 신경현도 잘했다. 볼 배합도 나쁘지 않고 괜찮았다”며 “2군에 한 번 다녀오더니 저렇게 달라졌다. 잘한다. 공격도 그렇지만 수비에서 많이 나아졌다. 이제 부진한 선수들이 있으면 한 번씩 2군에 내려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며 껄껄 웃었다. 신경현뿐만 아니라 유원상도 2군에 다녀온 후 더 나아졌다. 그동안 김인식 감독은 포수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포수 포지션에 대한 눈높이도 높지만 천성적으로 조용하고 느릿느릿한 신경현의 플레이 스타일을 탐탁지 않아 했었다. 김 감독은 “신경현은 너무 느려서 답답할 때가 많다”고 불만을 토로한 데다 대놓고 “우리팀은 다른 것은 몰라도 포수의 볼 배합이 제일 문제”라고 말할 정도였다. 신경현은 지난달 5월23일 2군에 내려갔다. 당시 성적은 타율 2할1푼3리·1홈런·9타점. 타격도 타격이지만 지난해보다 크게 낮아진 도루저지율과 투수리드에서 문제점을 나타냈다. 신인 포수 이희근의 등장으로 팀 내 입지도 흔들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2군행은 충격적인 조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 됐다. 신경현은 정확히 열흘간 2군에 머무른 뒤 지난달 3일 1군으로 복귀했다. 이후 23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2홈런·19타점으로 절정의 타격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시즌 성적도 어느덧 타율 2할8푼6리·3홈런·28타점. 특히 28타점은 지난 2004년 기록한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점(27개)을 넘어선 수치. 타율도 지금 이대로라면 한 시즌 개인 최고를 노려볼만하다. 신경현은 “그동안 얼마나 못쳤으면 좀 몰아친다고 최고 기록이 되는지”라며 웃었다. 하지만 신경현은 포수로서 수비와 투수리드에 보다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2군에 내려가기 전까지 신경현은 도루저지율이 2할7푼3리, 포수 방어율이 4.67, 포일 5개로 총체적인 난국을 보였었지만 1군 복귀 후에는 도루저지율이 3할8푼7리로 높아지고 포수 방어율은 3.68로 낮아졌으며 포일은 단 하나도 없다. 송진우의 2000탈삼진부터 류현진의 부활까지 보이지 않게 묵묵히 홈플레이트를 지키며 보이지 않게 승리에 앞장섰다. 신경현은 “그동안 정신적으로 나태한 부분이 있었던 모양인데 아무래도 2군에 다녀온 후 달라진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신경현은 “타격은 팀 배팅을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잘맞는다. 하지만 포수인 만큼 수비와 투수리드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 타격이 언제나 잘 될 수만은 없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현재 신경현은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아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김인식 감독도 “몸이 안 좋은 데도 신경현이 잘해준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의 응원가대로 이글스의 안방마님이 정말 최고의 포수가 되어가고 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