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박찬호' 크리스 옥스프링(31. LG 트윈스)이 2008시즌 최고 외국인 투수로 우뚝 서고 있다. 옥스프링은 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사사구 4개, 탈삼진 1개) 1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원정 4연패 사슬을 끊었다. 옥스프링은 경기 후 "야수들이 좋은 수비를 보여준 덕분에 안정된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라며 야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고 146km에 달한 직구와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 투구를 펼친 옥스프링은 올시즌 18경기서 104⅓이닝을 소화하며 8승(공동 3위) 4패 방어율 3.62(10위, 5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팀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옥스프링의 활약은 더욱 눈부시다. 개막 전 옥스프링과 함께 LG 마운드를 이끌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1승 5패 방어율 7.93으로 퇴출의 칼날을 맞은 제이미 브라운을 비롯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았으나 단 1승도 올리지 못한 저스틴 레이어(두산), 탐 션(삼성) 등을 떠올려 보면 옥스프링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올시즌 6승을 거두며 외국인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따낸 웨스 오버뮬러(삼성)는 방어율 5.79로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17승을 거두며 SK의 리그 제패를 이끌었던 케니 레이번은 올시즌 86이닝 동안 85개의 피안타와 56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년 째 국내 무대서 활약 중인 맷 랜들(두산) 또한 직구 구위가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4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옥스프링은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나아지는 투구를 펼치며 봉중근(28)과 함께 LG 마운드서 가장 믿을만한 선발투수로 맹활약 중이다. 지난해 7월 팀 하리칼라를 대신해 LG 투수진에 가세한 옥스프링은 탁월한 변화구 구사능력으로 한때 박찬호(35. LA 다저스)와 함께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실력파 우완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4강전서 일본을 상대로 6⅔이닝 무실점 쾌투로 자국의 은메달 획득에 공헌한 '호주의 국민 투수'로 2006시즌에는 한신 타이거스서도 활약했다. 지난 시즌 4승 5패 방어율 3.24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비췄던 옥스프링은 한국서 맞는 2번째 시즌서 더욱 과감한 투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연달아 바깥쪽 제구에 실패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그는 올시즌 너클볼도 섞어 던지는 등 더욱 다양한 변화구 구사력을 보여주며 상대 타자들의 히팅 포인트를 흐트러뜨리고 있다. "스프링캠프서 어깨 근력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힘을 되찾은 지금은 구위에도 큰 문제가 없다"라고 밝힌 옥스프링. LG 선발진의 주축으로 제 몫을 하고 있는 그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