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식객’이 큰 인기다. ‘식객’이 끝나면 9월 중으로 ‘타짜’가 연이어 방송된다. ‘비트’ 또한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영화로도 제작돼 흥행에 성공한 바 있는 이들 세 드라마의 공통된 배경에는 바로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가 존재했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의 작품 하나쯤은 거론할 수 있을 만큼 그는 여전한 장수 인기작가다. 30년 전 발표한 '각시탈'에서 오늘의 '식객'에 이르기까지 허영만은 종종 한국현대만화의 작은 역사로 비유되곤 한다.
그의 방대한 만화세계는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감독들이 오래전부터 눈독 들여올 정도로 중요한 원천이 되어왔다. 만화가 가지는 상상력에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대립과 갈등이 맛깔나게 첨가돼 영화 시나리오에 버금가는 스토리 구조를 보여주는 까닭이다. 영화 ‘식객’이 흥행배우 없이도 성공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허영만 만화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크게 다양한 소재와 강렬한 감정적 움직임, 특유의 유머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소재의 완성도다. 허영만은 1980년대부터 다른 작가들이 다루지 않는 다양한 소재를 만화로 즐겨 옮겼다.
자동차 개발과 기업의 흥망성쇠를 그린 ‘아스팔트의 사나이’부터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들을 그린 ‘비트’, 도박과 도박 전문가들을 그린 ‘48+1’과 ‘타짜’, 육아형 가족만화인 ‘사랑해!’, 음악에 대한 만화인 ‘고독한 기타맨’, 골프를 다룬 ‘19번 홀’, 오토바이를 소재로 한 ‘동체이륙’, 권투를 다룬 ‘카멜레온의 시’ ‘변칙복서’ ‘무당거미’, 당구를 그린 ‘허슬러’, 경마를 다룬 ‘오늘은 마요일’, 정치를 소재로 한 ‘닭목을 비틀면 새벽은 안온다’까지 일일이 거론할 수 없을 만큼 소재가 다양하다.
주목해야할 사실은 이들 소재가 단지 상상력 속에서 해결되어지는 것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도박이나 기업, 경마, 세일즈와 같은 소재는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 만화로 옮긴다고 한다. 이렇듯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보여주는 철저함은 허영만 만화의 미덕이자 특징이다.
허영만 원작만화만큼 사랑받는 작품은 이현세의 원작만화다. 1986년 영화로 제작된 바 있는 '공포의 외인구단'은 ‘2009 외인구단’으로 이름을 달리해 내년 드라마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지옥의 링', '폴리스', '테러리스트' 등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이렇듯 만화는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장르다.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만화들은 당연히 이런 움직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 방영될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와 영화들이 기대되는 이유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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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식객'과 드라마 '식객'(위), 영화 '식객' 출연진과 허영만 화백(가운데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