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야구장이나 사무실에서 누구 한 명 욕하는 사람이 없어요. 다 성실하고 착하다고 칭찬이 자자해요". LG 트윈스 야구단 한 관계자가 베테랑 포수 김정민(38)을 두고 한 말이다. 이 관계자는 김정민이 은퇴 후 지난 해 구단 프런트에서 스카우트와 전력분석원으로 근무하면서 구단 안팎에서 칭찬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워낙 성실한 근무자세로 묵묵히 일을 수행해내고 배우려는 태도, 그리고 착한 심성으로 구단 프런트는 물론 외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한다. 한마디로 '법없이도 살 수 있는 남자'라는 평이었다. 선수생활 때 빛나는 주연은 아니었지만 조연으로 튼실한 살림을 꾸렸던 백업포수 출신답게 사회생활에서도 성실한 자세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출발했던 김정민이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백업포수 부족난에 시달린 코칭스태프의 요청에 따라 다시 현역으로 복귀했다. 1년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지만 동계 훈련을 묵묵히 소화해내며 백업포수로서 부족함이 없음을 보여줬다. 안정된 수비력으로 젊은 투수진을 잘 이끌고 짭짤한 공격력도 선보여 일약 주전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원래는 주전 포수 조인성과 번갈아 안방을 지키는 백업요원으로 복귀했지만 이제는 당당히 주전으로 거듭난 것이다. 요즘 김정민은 프로데뷔 16년만에 처음 맛보는 '주전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김정민은 지난 해 쉬고 복귀한 선수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안방마님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인 젊은 투수들을 잘 리드하고 있는 것은 물론 타율 2할9푼2리가 말해주듯 알토란 같은 방망이 솜씨도 과시하고 있다. 덕분에 LG 코칭스태프는 간판 포수 조인성이 없어도, 기대주 최승환을 두산으로 보냈어도 포수 부문에 있어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구단 안팎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정민이 '제1의 전성기'라고 할만큼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LG 1군에는 현재 김정민을 대신할 포수가 없다. 지난 겨울 FA 계약을 맺고 LG에 잔류한 최고 연봉 포수 조인성은 수비력을 좀 더 보강하기 위해 2군에 내려가 있다. 또 지난 시즌 초반 반짝하며 백업포수로 자리를 굳혔으나 부상으로 쉬었던 기대주 최승환은 지난 5월 두산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만큼 코칭스태프가 김정민의 활약을 신뢰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원래는 올 시즌에는 코치수업을 받아야할 김정민이 현역으로 복귀, 예전보다도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극심한 투타 자원난으로 부진한 LG이지만 '김정민의 재발견'은 가장 큰 수확 중 하나이다. 젊은 시절 최고령 현역 포수인 김동수(40.우리)와 최고 연봉 포수 조인성 등에 가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성실맨' 김정민이 올 시즌 '회춘타'로 제2의 야구인생을 마음껏 구가하고 있다. sun@osen.co.kr . . . . . 김정민(오른쪽)이 마무리 투수 정재복과 배터리를 이뤄 승리를 따낸 후 기뻐하고 있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