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문세(49)가 故 이영훈 작곡가와의 첫만남에서부터 안타까운 이별을 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털어놓았다. 이문세는 9일 밤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故 이영훈 작곡가와의 첫만남에 대해 “3집 앨범부터 만났다. 어느 날 엄인호 작곡가에게 괜찮은 신인 작곡가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이영훈씨를 소개해줬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친구가 피아노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때 연주했던 곡이 ‘소녀’라는 곡이었는데 내 심장을 치더라. 그래서 곡을 달라고 했고 이후로 ‘휘파람’, ‘할 말을 하지 못했죠’ 등 주옥같은 곡들이 나왔다. 그리고 6개월간 동고동락한 끝에 타이틀 ‘난 아직 모르잖아요’가 완성됐다”고 전했다. 이문세는 줄곧 이영훈 작곡가와 의기투합해 앨범을 만들다 8집 때 결별했던 사연에 대해 “이영훈은 이문세의 그늘, 이문세는 이영훈의 그늘이 있더라. 세월이 지나고 보니 서로에게 맞춰주는 음악을 하게 된 것”이라며 “각자 활동할 시간이 필요했다. 팬들은 결별한 것 아니냐고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그 다음 앨범부터는 또다시 같이 만들기 시작해 13집 앨범까지 계속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이어 故 이영훈 작곡가의 존재에 대해 “나무와 같은 사람이다. 부침이 심한 가요계에서 오로지 이문세만 생각하고 나만을 위해 음악을 썼던 사람”이라며 “몸이 아플 때 내색도 안하고 그냥 좋은 병원 하나만 소개시켜달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당시에는 여러 일로 분주해서 그렇게 심각할 정도로 아프고 고통스러웠는지 1년 동안 몰랐다”고 미안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병원으로 달려가서 영훈씨의 쇠잔해진 모습을 보며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기도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때 내 손을 잡아주면서 자기는 오래 못사니 그 전까지 이 세상 사람들의 박수와 찬사에 보답하기 위해 음반 하나 내자고 제의해 그 약속을 지키려고 했지만 결국 먼저 떠났다. 그게 제일 가슴 아프고 더 친절하게 대할 걸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故 이영훈 작곡가는 대장암으로 2년간 투병하다 지난 2월 14일 별세해 많은 음악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hellow0827@osen.co.kr 故 이영훈 작곡가를 추모하는 헌정공연 ‘광화문 연가’의 한 장면/Playphoto 김태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