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미래' 유선정, 잊을 수 없는 '첫 선발 출장'
OSEN 기자
발행 2008.07.10 07: 52

지난 9일 롯데와의 경기가 열리기 전 목동구장. 이광환 히어로즈 감독과 장채근 배터리 코치에게서 선발 출장 지시를 받은 고졸 3년차 포수 유선정(22)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꿈에서 그리던 일이 현실로 다가온 셈. 상원고를 졸업한 뒤 지난 2006년 프로 무대에 입문한 유선정은 데뷔 첫 선발 출장이 생애 최고의 행운이나 다름없었다. 지난달 14일 1군 엔트리에 합류한 유선정은 친구들에게 "경기에 뛰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지만 '선발 출장'이라는 커다란 선물을 받을 줄 몰랐다. 그는 데뷔 첫 선발 출장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도록 주문을 외웠다. "드디어 내게 기회가 왔구나.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2군에서 하던대로 하면 잘 할 수 있을거야". 지난달 20일 목동 한화전에서 실책했던 기억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팀내 최고참 김동수(40)와 강귀태(29)는 상대 타자들의 장단점과 볼배합 요령 등을 자세히 알려주며 후배의 선전을 기원했다. 선발 장원삼(25)도 안정된 투구로 그의 부담을 덜어줬다. "원삼이형이 상대 타자들과의 승부 요령을 파악해 어려움이 없었다. 하나씩 배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유선정은 6회 정수근-김주찬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서 더블 스틸을 막지 못한게 가장 아쉽다. "3루에 늦었다고 판단해 2루에 던지려고 했지만 2루 베이스 커버 들어가는 야수가 없어 3루로 던졌다. 타이밍은 좋았는데 높게 송구돼 도루를 막지 못했다". 2회 1사 2,3루서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이숭용을 홈으로 불러 들여 첫 타점을 올린 유선정은 "타석에 들어섰을때 공이 잘 보여 힘껏 휘둘렀지만 제대로 맞지 않았다. 경기 경험을 쌓으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데뷔 첫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소감을 묻자 "기분 완전 좋다"는 한 마디로 표현했다. 그의 소망은 의외로 소박했다. "1군 경기 출장 횟수가 늘어나고 우리 팀이 아무 문제없이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다". 김동수와 강귀태는 유선정의 소중한 스승. 뛰어난 선배들의 활약을 보는 자체가 행복하다. "선배들이 경기에 뛰는 모습을 보는 것 만으로도 내게는 큰 도움이 된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싶다". 경기가 끝난 뒤 지인들의 축하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빗발치자 행복한 비명을 지른 유선정. 그에게 2008년 7월 9일은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 아닐까. 유선정은 이날의 기쁨이 하루가 아닌 오랫동안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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