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부부가 같이 나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남녀 핸드볼 대표팀 주전 수문장 강일구(32, 인천도개공)와 오영란(36, 벽산건설)은 태릉선수촌에서 유명한 부부 선수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연인 사이로 동반 출전했던 이들은 강일구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서 탈락하면서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서 2002년 결혼 이후 처음으로 부부로서 출전한다. 같이 태릉선수촌에 입소하면서 올림픽을 앞두고 남다른 준비를 할 것 같은 이들 부부는 서로의 몸상태부터 걱정하며 부부애를 과시했다. 강일구는 "여자핸드볼은 세계적으로 실력이 알려져 있다.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응원하고 있다"며 치켜세웠고 오영란은 "사실 많이 못 챙겨주는 것이 사실이다"며 미안해 했다. 부부가 모두 선수촌에 입소하면서 20개월 된 딸 서희(2)는 시댁에 맡겨놓았다. 눈에 밟히기도 할 딸에 대해 오영란은 "엄마, 아빠가 텔레비전에 나오면 다 알아본다. 우리 경기도 텔레비전을 통해 볼 것이다"며 든든한 후원자인 딸을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힘든 훈련을 어떻게 견딜까 생각이 들 정도다"며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고 밝힌 오영란은 딸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내가 되도록 열심히 하고 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올림픽을 앞두고 힘든 시기에 이들 부부는 지척에 서로를 두고 많은 조언을 해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각자의 고유의 영역을 지켜주고픈 마음이기 때문이다. 강일구는 "올림픽에 도전하는 만큼 훈련할 때 거의 보지 않는다. 밥 먹을 때나 쉬는 시간에 잠시 볼 뿐이다"고 말했고 오영란도 "서로에게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 각자 막는 방법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며 서로를 믿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부진런히 엄마, 아빠 경기를 챙겨보며 응원할 딸을 위해 부부 수문장은 상대의 날카로운 슛을 막아내며 부부 동반 메달을 꿈꾼다. 7rhdwn@osen.co.kr 오영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