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공식 사과, 과거에 발목 잡힌 김구라?
OSEN 기자
발행 2008.07.10 09: 52

거침없는 독설로 방송계를 긴장시켰던 김구라도 기를 펴지 못할 때가 있다. 과거 인터넷, 케이블 방송을 종횡무진하며 비난과 욕설을 퍼부었던 연예인과 한 자리에 있을 때다. 김구라는 9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과거 자신의 독설로 상처 받았다고 고백한 신애에게 공개 사과했다. 이효리, 김선아, 문희준에 이은 4번째 공개사과다. 김구라가 황봉알과 인터넷방송 ‘시사대담’을 하던 시절, 여기에 노숙자까지 합세해 케이블 방송 ‘구봉숙의 쏜데이서울’을 진행하면서 욕설을 건넨 연예인은 비단 네 사람뿐만 아니다. 연예계의 소문과 뒷담화를 파헤치며 셀 수 없을 정도로 욕설, 독설, 비방을 퍼부었다. 김구라가 처음 지상파에 데뷔했을 때 이렇게까지 성공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은 듣는 사람에게 대리만족 혹은 카타르시스까지 느끼게 하면서 의외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런 김구라에게 끊임없는 비난의 화살도 쏟아지고 있다. 그의 난폭(?)한 언행이 ‘나 살고 너 죽자’ 식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김구라가 과거 언더그라운드에서 했던 언행들은 수위가 지나치긴 했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을 이유없이 험담하고 비난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매체 성격과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고려한다면 일견 이해도 된다. 김구라에게 상처 받았던 연예인들이 “먹고 살기 위해 그랬던 거라 생각하고 이해하겠다” “이제는 다 잊었다”며 앙금을 푸는 것 역시 그런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했기 때문이다. 김구라의 공식 사과가 이어지면서 과거 그가 했던 말들이 다시 주목 받고 있는데 최근 김구라의 ‘독설’이 점점 과거의 그것과 비슷해져 간다는 의견들이 있다. 솔직하고 대담하고 직설적인 발언으로 가려운 데를 긁어주기 보다는 다른 연예인들이 아픔을 이야깃거리로 만드는데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TV 프로그램에서 펼치는 연예인들의 토크가 그런 양상을 띠고 있어 비단 김구라의 잘못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김구라의 ‘나 살리고 너 죽이기’식 토크가 계속된다면 과거를 과거로만 덮어둘 수는 없을 것이다. miru@osen.co.kr . . . . .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