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롯데 자이언츠전서는 팬들의 가슴을 철렁이게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그러나 좋은 수비 자세와 바람직한 주루로 큰 화는 면할 수 있었다. 8회말 1사 1,2루 히어로즈 공격서 나온 김일경의 우익수 방면 단타에 홈으로 뛰어들던 황재균(21)은 롯데 포수 강민호(23)의 태그를 피해 홈플레이트를 밟으려다가 충돌로 그라운드에 누웠다. 황재균은 엉금엉금 기어서 홈플레이트를 손으로 짚은 뒤 누워 고통을 호소했고 강민호는 충격으로 인해 공을 놓치고 그라운드에 누웠다. 잠시 시간이 흐른 후 황재균은 옷에 묻은 흙을 털며 일어났으나 강민호는 보호장구도 벗지 못한 채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강민호는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로 들것에 실려 인근 목동 이대병원으로 후송되었다. 다행히 뼈에 이상이 간 것이 아니라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졌다. 롯데의 구단 관계자는 8일 경기 후 "뼈에는 이상이 없고 왼쪽 골반 부위에 단순 타박상을 입은 것이다. 2~3일 간 휴식을 취하면 괜찮다는 소견이 나왔다. 충돌 후 일어나지 못했던 이유는 다소 세게 부딪혔기 때문에 충격이 극심했기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올시즌 강민호는 예년에 비해 한층 발전된 수비를 보여주는 동시에 타격에서도 3할5리 14홈런 55타점(9일 현재)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8월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 합류가 유력시 되었던 터였다. 가벼운 부상으로 그쳤지만 그를 응원하는 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던 순간이었다. 당시 상황서 강민호가 미숙한 자세를 취했거나 황재균이 그대로 달려서 쇄도했다면 자칫 큰 부상이 생길 수 있었다. 그러나 강민호는 자신의 몸 앞 부분을 주자 쪽으로 열어 두지 않는 좋은 수비를 펼쳤다. 우익수의 송구 때 홈으로 뛰는 주자의 움직임을 모두 포착할 수 없는 포수는 부상을 입지 않기 위해 주자가 뛰는 방향으로 등을 돌려 수비하는 것이 원칙이다. 실제로 지난 3월 18일 잠실 두산-삼성의 시범경기서 삼성 포수 현재윤은 홈으로 뛰던 주자 유재웅 쪽으로 몸을 열어 두었다가 쇄골 골절로 두 달여간 결장했다. 우익수 쪽 타구가 나온 후 눈은 우익수의 송구를 쫓는 상태서 포수가 주자를 등지고 수비하는 것은 중상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자세 중 하나다. 황재균 또한 제 역할에 충실하는 동시에 포수에 부상을 입히지 않기 위해 강민호 뒤쪽으로 다리부터 들어가는 슬라이딩을 펼쳤다. 만약 황재균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펼쳤다면 주자 자신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컸다. 주자로서 움직임에 충실하고자 했던 황재균은 강민호에게도 부상을 입히지 않기 위해 포수 뒤쪽으로 슬라이딩을 시도하다가 그 와중에서 부딪히게 된 것이다. 황재균은 경기 후 "(강)민호형은 괜찮은지 모르겠다.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다행히 강민호는 큰 부상을 입지 않았고 당시 장면서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강민호와 황재균 모두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특히 강민호는 바람직하고도 기본에 충실한 자세로 큰 부상을 예방했다. 좋은 자세가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는 말이 있듯이 강민호의 좋은 자세 또한 중상 위험을 모면하게 했다. farinelli@osen.co.kr . . . . . 9일 히어로즈-롯데전 8회말 2사 1,2루서 김일경의 우전안타때 홈을 파고들던 황재균이 롯데 포수 강민호와 충돌 하고 있다. 강민호는 부상으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져 롯데 팬들을 안도하게 했다./목동=손용호 기자spjj@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