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L 최후의 저그였지만 '파괴신' 이제동(18, 르까프)의 강력함은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최고령 결승진출을 노리던 프로토스 진영의 지장 박영민(24, CJ)도 지침없이 몰아치는 이제동의 맹공 앞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이제동이 홍진호(26, KTF) 마재윤(21, CJ)에 이어 저그로는 세번째로 2시즌 연속 개인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제동은 10일 서울 문래동 히어로센터서 벌어진 '아레나 MSL 2008' 4강전 박영민과의 경기서 자신의 장기인 뮤탈리스크 운용 능력을 극대화시켜 3-0 완승을 거두고 2시즌 연속 MSL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제동에게 프로토스전은 일종의 숙제였다. 2007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가장 승률이 낮은 종족전으로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2008시즌 프로토스를 상대로 6승 2패 승률 75%로 탈바꿈하며 한 층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렸고 이날도 어김없이 자신의 강력해진 프로토스전 능력을 뽐냈다. 첫세트부터 이제동의 뮤탈리스크가 공중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이제동은 '아테나'서 열린 1세트서 뮤탈리스크로 박영민의 지상군 화력을 제압하며 20분 가까운 장기전 끝에 선취점을 올렸다. 2세트서도 이제동의 공격 패턴은 뮤탈리스크 몰아치기. 최초 5 뮤탈리스크를 잃지 않고 1기 1기 차분하게 추가시키며 제공권을 완벽하게 자신의 손 안에 넣고 2-0으로 달아났다. 승리의 8부 능선을 넘은 3세트서도 이제동의 기세는 다름없이 맹렬했다. 변수를 남겨두지 않기 위해 뮤탈리스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격패턴으로 박영민을 몰아쳤다. 초중반 뮤탈리스크 견제로 박영민의 발을 묶은 이제동은 럴커-히드라-저글링으로 상대를 가둬버리는 소위 '연탄밭' 전략으로 박영민의 패배 직전까지 밀어붙였다. 힘을 집중한 박영민이 가까스로 조이기 라인을 뚫어냈지만 승부는 이미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이제동은 최종 단계인 하이브체제를 갖춰 놓고 박영민을 기다렸다. 결국 자원력과 테크트리서 모두 앞선 이제동이 저그의 최종병기인 울트라리스크를 앞세워 박영민의 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3-0 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 아레나 MSL 2008 4강 1회차 A조 ▲ 이제동(르까프 오즈) 3-0 박영민(CJ 엔투스). 1세트 이제동(저그, 2시) 승 박영민(프로토스, 6시). 2세트 이제동(저그, 5시) 승 박영민(프로토스, 11시). 3세트 이제동(저그, 7시) 승 박영민(프로토스, 11시).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