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탈락의 한풀이는 목동 구장서 펼쳐졌다. 롯데 자이언츠가 자랑하는 좌완 영건 장원준(23)이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 엔트리 탈락의 한을 프로 데뷔 첫 완봉승으로 승화시켰다. 장원준은 10일 목동구장서 벌어진 우리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탈삼진 6개, 사사구 2개)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팀의 1-0 신승을 이끄는 동시에 데뷔 5년 만에 첫 완봉승을 거뒀다. 시즌 7승(6패, 10일 현재)째를 거두는 동시에 시즌 방어율을 2.97까지 끌어내리는 쾌투였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또한 장원준의 투구에 대해 묻자 'Outstanding Pitching(뛰어난 투구)'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4일 사직 LG 트윈스전서 8이닝 무실점으로 완봉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던 장원준은 다음 등판서 성공시키는 집념을 보여주며 곱상한 외모와는 다른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장원준은 "직전 등판서 가졌던 아쉬움을 털어버릴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라며 "LG전과 마찬가지로 직구 위주의 피칭을 펼쳤다. 바깥쪽 직구를 결정구로 내세웠는 데 제구도 잘되었고 후반에는 커브와 체인지업도 간간이 던졌다"라고 이야기한 뒤 때마침 옆을 지나가던 포수 최기문에게 "고맙습니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기복이 심한 활약을 펼쳤던 예년과 달리 장원준은 올시즌 들어 최근 20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매경기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롯데 선발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에 대해 묻자 "예전에는 위기 때 소극적으로 도망가는 피칭을 펼쳤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감하게 직구로 승부하고 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9회 2사 후 이날 직전 타석까지 3안타를 기록한 송지만이 들어서자 페르난도 아로요 투수코치가 통역을 대동하고 마운드에 올랐을 때의 기분이 궁금했다. 당시 상황과 심경에 대해 묻자 장원준은 "무언가 이야기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은 들었다. 아로요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중요한 경기니 잘 상대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더라. 삼진으로 처리해 다행이었다"라며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대표팀 엔트리서 탈락한 데 대한 질문에 장원준은 "엔트리에 이름이 빠져 아쉽다. 그러나 다른 좋은 좌완들이 많고 내 실력 또한 아직은 부족하다. 더 실력을 쌓아 다음 기회를 노려보겠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올시즌 목표를 묻자 장원준은 "가장 큰 목표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올시즌 10승 고지를 밟고 싶다"라는 대답으로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인 뒤 조심스럽게 개인적인 목표를 밝혔다. 승장 로이스터는 "장원준의 투구가 뛰어났다"라고 이야기한 뒤 "상대 선발 마일영도 뛰어난 투구를 펼쳤으나 그 와중서 1점을 뽑아냈다. 그것이 승인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반면 패장 이광환 감독은 "게임이 잘 안풀렸다. 마일영이 잘 던졌는데 이기지 못해 아쉽다"라며 짧게 경기를 평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