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바른’ 용병, ‘특타하는’ 용병. 올 시즌 투타에 걸친 극심한 침체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LG 트윈스이지만 용병 농사 만큼은 타구단 부럽지 않다. 전반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은 올 시즌이지만 LG와 한화는 ‘똘똘한’ 투타 용병을 보유하고 있다. LG는 지난 해 대체선수로 시즌 중에 투입된 후 올 시즌 더욱 실력발휘를 하고 있는 우완 투수 옥스프링(31)과 올 시즌 투수 브라운의 대체 선수로 5월에 한국에 온 일본 홈런왕 출신 좌타자 페타지니(37)가 안정된 플레이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둘은 팀성적이 부진해 한화가 올해 새로 데려온 좌완 마무리 토마스와 좌타자 클락 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하지만 내년 시즌 재계약을 바라볼 정도로 튼실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신무기인 ‘너클볼’로 꾸준한 투구를 펼치고 있는 호주 출신의 옥스프링은 한국식 인사를 하는 등 팀내에서 예의바른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0일 두산전서는 내야진의 실책 등으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이 됐지만 현재 8승으로 팀내 최다승이다. 방어율은 3.75. 좌완 봉중근과 함께 LG 선발진의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다. 원투펀치만큼은 타구단에 못지 않다.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빠른 볼에 낙차 큰 커브, 그리고 너클볼로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일본야구 시절 홈런왕에 오르는 등 거포 용병으로 기대를 모았던 페타지니는 장타력을 아직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날카로운 스윙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뛰어난 선구안과 컨택 능력으로 안타를 양산해내고 찬스에서 강한 면을 보여 ‘합격점’을 얻고 있다. 현재 타율은 3할4푼2리에 2홈런 2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페타지니는 방망이가 맞지 않을 때에는 혼자 특타를 하는 등 다른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특히 지명타자로 출장, 수비를 하지 않을 때에는 경기 시작 직전까지 실내 연습장에서 혼자 타격훈련에 열중, 코칭스태프로부터 ‘역시 다르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용달 타격 코치는 “저 정도면 대체 용병 중에서 최고가 아닌가. 하체가 예전만 못해 홈런포가 줄었지만 훈련을 충실하게 쌓고 있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다른 구단들이 대체선수로 시즌 중에 데려온 투수 용병들이 하나같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페타지니의 활약은 돋보인다. 둘을 받쳐줄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미미해 빛이 덜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둘을 한국무대에서 계속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둘의 실력을 뛰어넘는 굉장한 위력을 지닌 용병을 데려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진의 늪에 빠져 우울한 LG이지만 용병 농사 하나 만큼은 남부럽지 않아 그나마 위안을 삼을만 하다. sun@osen.co.kr . . . . . 페타지니-옥스프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