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가 3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본업에 충실하겠다며 KBS 2TV ‘상상플러스 시즌2’ 하차를 결심했다. 배우 한지민 역시 쉬면서 연기자로서 재충전하기 위해 KBS 2TV ‘연예가중계’ MC 자리에서 물러난다. 연예인들이 본업에 충실해 완벽한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겠다는 것은 박수 받을 일이지만 이들에게 예능 프로그램 MC자리가 과연 어떤 의미였는지 궁금해진다. 바야흐로 만능 엔터테이너들의 시대다. 과거 연예인들은 본업에 충실하지 않으면 따가운 시선을 받았지만 요즘은 장르를 넘나들며 끼를 발휘하는 게 능력이요 열정이다. 가수나 연기자 등이 예능 프로그램의 MC를 맡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새 앨범을 발표하며, 새 작품을 시작하며 MC직을 하차하는 모습은 보는 시청자를 의아하게 만든다. 과연 프로그램에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지 그 진정성과 책임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배우 한지민은 ‘이산’을 촬영하면서 힘겨운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연예가중계’ MC를 병행해왔다. 1년 8개월 진행하면서 안정적이고 편안한 진행으로 호평 받았으며 ‘이산’의 성공으로 시청자 중 한지민의 팬도 늘었다. 한지민의 앞으로 활동이 계획돼 있지 않기 때문에 ‘연예가중계’ 하차에 더욱 아쉬움이 크다. 이효리의 경우 ‘상상플러스 2’와 음악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의 녹화 일정이 목요일로 겹치면서 하차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달에 2번, 월요일과 화요일 녹화하는 ‘패밀리가 떴다’는 계속 진행한다. 이효리의 하차가 구설이 되는 것은 앨범 발매를 앞둔 시점에서 3개월 진행한 게 “앨범 홍보 전략이다” “ ‘상상플러스’에서 반응이 좋지 않아 빠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이들뿐만 아니라 예능인이나 전문 MC가 아닌 연예인들은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 진행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많은 선례를 남겼다. 특히 DJ를 맡고 있는 가수들이 많아지면서 한철 DJ직을 맡은 뒤 하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DJ에 대한 큰 애착 없이 쉬는 동안 한철 돈벌이와 인맥 쌓기 위해서라는 오해를 받기 충분하다. 연예인 본인과 프로그램의 발전을 위해 하차를 결심하거나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한 중도 하차가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미 MC들에게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갖는 불편과 아쉬움을 생각해서라도 ‘외도’를 결심할 때는 좀더 신중히 생각하고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게 필요하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