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졸’ 변병주(47) 대구 감독과 ‘방장’ 조광래(54) 경남 감독이 12일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3월 9일 대구 개막전(경남 4-2 승) 이후 첫 대결이다. 당시 대구는 윤여산과 이근호가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혜성같이 등장한 신예 서상민의 맹활약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신인이 개막전에서 2골을 넣은 것은 K리그 26년 역사상 서상민이 처음이었다. 결국 “국가대표 시절 ‘방장’이었던 조 감독에게 심부름 값을 받아내겠다”던 ‘방졸’ 변 감독의 희망사항도 무산됐다. 그러나 변 감독은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이번 맞대결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공격 축구를 표방하고 있는 대구는 최근 4경기에서 2무 2패로 부진했다. 매 경기 두 골 이상 터트리던 공격력도 2경기 연속 1골로 둔해졌기에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변 감독으로서는 자신의 희망사항과 팀의 분위기 반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셈이다. 변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에서 돌아오는 이근호의 활약에 기대하고 있다. 장남석, 에닝요와 함께 삼각 편대를 구성하는 이근호가 살아난다면 경남은 얼마든지 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반면 조 감독은 후반기 들어 완성한 새로운 전술로 대구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3-3-3-1이라는 새로운 전술을 선보인 경남은 서울을 상대로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한 바 있다. 중원 장악에 초점을 둔 경남의 전술은 울산과 인천에 패하며 체면을 구겼지만, 경남의 전력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전술의 핵은 앞서 언급한 서상민이다. 단단한 수비와 중원 장악 속에서 빠르게 펼쳐지는 역습은 서상민이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다. 최근 올림픽대표팀에서 호평을 받은 서상민의 플레이는 경남에서 주문하는 역할과 정확히 일치한다. 결국 변 감독과 조 감독의 맞대결은 이근호와 서상민의 대리 대결 양상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경남이 대구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분위기 및 순위 등을 고려하면 치열한 맞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stylelomo@osen.co.kr 지난 3월 3일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서 나란히 앉아 웃고 있는 조광래-변병주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