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박찬호, 완벽 부활 선언한 전반기
OSEN 기자
발행 2008.07.11 13: 32

[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마지막 등판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전반기였다. 친정팀 LA 다저스에서 '마지막 도전'을 시도한 박찬호의 전반기는 대성공으로 마감했다. 지난 2001년 겨울 LA를 떠난 뒤 7년 만에 고향같은 다저스로 리턴한 박찬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재기에 성공했음을 만방에 과시했다. 11일(이하 한국시간) 플로리다와의 홈경기에서 승패를 얻지 못하면서 박찬호는 4승2패 방어율 2.63으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게 됐다. 메이저리그 피칭스태프의 '말석'인 롱릴리프로 출발, 25경기(선발 5경기) 65이닝 동안 거둔 성적 임을 감안하면 눈부시다는 표현이 손색 없다.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158km 광속구를 씽씽 포수 미트에 꽂으면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돌이켜보면 놀라운 여정이었다. 지난 겨울 스스로 다저스와의 마이너리그 계약 사실을 알릴 때만 해도 그의 부활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투수력 강한 다저스에서 뭘 어쩌려고 그러느냐"는 우려가 팽배했다. 개막전 빅리그 로스터 합류는 '기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박찬호는 모든 의구심을 자신의 힘으로 떨쳐냈다. 스프링캠프 개막 당시만 해도 "집나간 탕아가 돌아왔다"는 지역 언론의 회의에 찬 시선은 "재기상 후보로 손색없다"는 찬사로 바뀌었다. 시범경기에서의 승승장구와 주전들이 대거 제외된 베이징 친선경기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박찬호는 개막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트리플A 첫 등판 직전 다저스의 급한 호출을 받으면서 박찬호는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고, 이후 한 번도 25인 로스터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5월 11일까지 중간계투로만 12경기에 등판한 박찬호는 '소리없이 강한' 피칭으로 조 토리 감독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18일 LA 에인절스전에 첫 선발 등판, 4이닝 1자책으로 무난한 피칭을 펼치면서 그에 대한 구단의 의존도도 높아졌다. 이 와중에 "박찬호의 이름은 예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의 투구를 볼 기회는 별로 없었다. 내 생각에 박찬호가 몇년간 부진한 이유는 부상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는 토리의 발언이 나왔다. 텍사스 시절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박찬호의 무기력한 모습 만을 접한 토리이지만 건강을 되찾은 올해 놀라운 재기투를 보고는 그의 능력에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선발로테이션이 꽉찬 다저스의 현실상 다시 불펜으로 내려간 박찬호는 지난달 22일 클리블랜드전에서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5이닝 투구에 시즌 최다인 9개의 삼진을 잡으면서 1실점 역투를 펼치자 구단의 시각은 바뀌었다.28일 LA 에인절스전 선발도 박찬호의 몫이었다.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오랜 만에 빅리그 선발승을 챙겼고, 이달 2일 휴스턴전까지 17이닝 2실점의 짠물 피칭으로 존재감을 한껏 드러냈다. 전반기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안고 끝낸 박찬호는 후반기 선발 등판을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에이스 브래드 페니의 부상 장기화로 고민하는 다저스는 후반기에 맞춰 로테이션을 재편할 계획인데, 박찬호의 잔류 여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이다. 그의 재기를 애타게 기다렸던 팬들은 이제 박찬호가 하얀 다저스 유니폼을 걸치고 마운드에 서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가 선발로 나서 던지는 날은 한동안 잊혀졌던 스포츠팬들의 '기쁜날'이 된다. 박찬호는 "재기의 원동력은 여러분 덕분"이라며 팬들의 성원에 감사했다. 한 동안 쉬고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설 박찬호가 후반기에도 중단 없는 역투로 코리언빅리거의 부흥을 앞장서 이끌지 궁금하다. workhorse@osen.co.kr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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