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 4번 타자 김태균(26)은 정상이 아니다. 그런데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김태균은 겸손하게 말한다. “코칭스태프와 팀 동료들 그리고 트레이너 모두의 도움과 배려 덕분이다”는 것이 김태균의 말이다. ‘일단’ 겸손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올 시즌 몸이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시즌 직전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시작으로 5월 첫 날에는 왼쪽 새끼손가락·손등을 모두 다쳤다. 6월에는 슬라이딩 과정 중 무릎에 찰과상을 입어 한동안 무릎에서 진물이 흐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왼쪽 허벅지까지 통증이 계속되고 있다. 통증은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다. 부상병동이 따로 없다. 과도한 훈련과 경기 중에 당한 부상이라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몸 이곳저곳이 테이핑으로 싸여있어 미이라를 연상시킬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균은 그야말로 괴물 같은 성적을 내고 있다. 올 시즌 팀의 86경기 중 75경기에 출장한 김태균은 261타수 85안타, 타율 3할2푼6리·24홈런·72타점·5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11경기에나 결장했지만 홈런과 타점에서 당당히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타격도 전체 7위에 올라있다. 성치않은 몸을 이끌고 57차례나 홈베이스를 밟아 득점도 공동 3위. 누적기록이 이러한데 비율기록은 말할 것도 없다. 장타율 1위(0.670)와 출루율 3위(0.424)로 둘을 합한 OPS에서도 전체 1위(1.094)에 랭크돼 있다. 성적이 이렇게 좋다 보니 주위에서는 ‘엄살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김태균은 정말로 아프다. 김태균은 “프로 데뷔 이후 부상으로 고생한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이렇게 부상으로 고생한다. 계속 경기에 출장하다보니 언제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경기 전후로 김태균은 트레이너와 함께 따로 치료를 받을 정도로 남몰래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북이처럼 발이 느린 김태균이 올해 더 느려진 것도 부상으로 전력질주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1루까지 전력질주하지 못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김태균은 자신의 대활약을 코칭스태프와 동료들 그리고 트레이너의 공으로 돌렸다. 김태균은 “코칭스태프에서 많이 배려해주시고 있다. 언제든 교체 요청을 받아주고, 웬만해선 부담을 안 주신다. 타격훈련을 쉴 때에도 있는데 동료들도 내 상태를 잘 알고 있어 많이 배려해준다. 오해를 사지 않을 정도로 믿음이 있다. 트레이너들도 경기 중은 물론 경기 전후로 꾸준히 상태를 체크해주신다. 누구보다도 내 상태를 잘 알고 계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모두의 도움과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태균은 “요즘 베이스러닝이 시원치 않은데 팬들이 조금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땅볼을 치거나 뜬공을 친 후 1루로 설렁설렁 걸어가는 듯한 모습이 자칫 무성의하게 비쳐질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팬들은 잘 알고 있다. 김태균은 어차피 홈런 한 방을 치고 여유있게 베이스를 돌면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