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송)광민이가 히어로가 될 수 있었는데…” 지난 1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우리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7-4로 승리했지만 한화의 구단 관계자들은 약간의 아쉬움을 내비쳤다. 3년차 기대주 송광민(25) 때문이었다. 이날 1회말 선제 솔로 홈런포를 작렬시키며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한 송광민은 경기 중반까지 팀이 리드하는 데 앞장섰지만 8회 동점 이후 활약한 덕 클락과 김태균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기고 말았다. 자체 MVP는 클락에게 돌아갔고, 각종 인터뷰는 김태균의 몫이었다. 송광민도 방송인터뷰를 했지만 김태균에 비해 분량이 짧았다. 하지만 송광민은 들뜬 표정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올 시즌 첫 한 경기 2안타 멀티히트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송광민은 붙박이 1군 멤버로 자리매김했지만 아직 멀티히트를 기록하지 못했었다. 1회말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의 바깥쪽 높은 133km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선제 솔로포로 시즌 5호 홈런을 마크한 송광민은 5회말에도 2사 만루에서 이현승으로부터 깨끗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존재가치를 떨쳤다. 3타점은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타점 타이 기록이었다. 송광민은 홈런 과정에 대해 “장종훈 타격코치님께서 바깥쪽을 보고 있다 치라고 하셨는데 정말로 바깥쪽에 체인지업이 들어와 운 좋게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송광민은 5개 홈런 가운데 3개를 우월 또는 우중월로 밀어칠 정도로 타고난 파워가 좋다. 장종훈 타격코치도 “파워는 (김)태균이보다 낫다”고 할 정도. 하지만 송광민은 파워보다 정확한 타이밍에 맞히는 것을 중요시했다. “장 코치님도 그렇고 (김)태균이 형도 그렇고 정확한 타이밍에 맞히는 것을 강조하신다”는 것이 송광민의 말이다. 송광민은 5월 10경기에서 21타수 7안타, 타율 3할3푼3리·3홈런·7타점으로 활약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히 5월20일 잠실 두산전에서 대타로 나와 역전 결승타를 터뜨렸으며 이후 3경기 연속 홈런을 날렸다. 그러나 6월 18경기에서 24타수 3안타, 타율 1할2푼5리·1홈런·타점으로 부진했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책으로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은 송광민을 1군에 남겨두었고 송광민은 7월 7경기에서 13타수 5안타, 타율 3할8푼5리로 되살아나고 있다. 송광민은 “요즘 타격 밸런스가 좋아 타석에서 편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근 활약으로 심리적 안정을 얻은 것이 아니라 타격 밸런스가 좋아진 것이 여유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는 수비는 아직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최근 송광민은 내야 대신 외야에 기용되고 있다. 송광민은 “처음에는 외야가 내야보다 편안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기를 치를수록 외야수비도 절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실감한다. 뒤에서 받쳐주는 수비가 없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시즌 첫 멀티히트에도 불구하고 송광민은 “그래도 야구가 참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려운 것을 이겨낼 때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시련이 깊어질수록 내공이 깊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야구가 어려울수록 송광민도 점점 더 성장할 것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