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구위 하락보다는 선수 본인의 열의가 더 중요하지 않았나 싶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투수 출신인 선동렬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지난 8일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정민태(38. 전 KIA 타이거즈)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선 감독은 11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정민태에 대한 이야기에 "KIA에서 임의탈퇴 등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좋은 투수였는데 결국 재기에 성공하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마감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정민태는 현대 유니콘스 시절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한때 리그를 장악했던 에이스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서 뛰던 2년(2001~2002)을 제외하고 국내무대 15시즌 통산 124승 96패 방어율 3.48의 기록을 남긴 정민태는 올시즌 현대 선수단을 승계한 우리 히어로즈와의 연봉협상서 마찰을 빚어 자유계약선수로 방출된 뒤 KIA로 이적했다. 그러나 1군서 1경기에 선발 등판해 1패 방어율 14.73의 기록만을 남긴 채 마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조범현 KIA 감독 또한 정민태에 대해 "직구 구위는 예전같지 않지만 슬라이더만큼은 예리했다. 1군에 중간 계투로 합류해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라며 아쉬움을 비춘 바 있다. 조 감독의 발언을 이야기 하자 선 감독은 "아무리 변화구가 좋아도 직구 구위가 받쳐주지 않으면 상대 타자에 통타당하기 쉽다"라며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잦은 수술과 재활로 직구 구위가 뚝 떨어졌음에도 커브 구사력과 제구력을 바탕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이대진(34. KIA)과 대조적으로 전성 시절 직구-슬라이더 조합을 내세웠던 정민태는 기교파 투수로 재기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와 관련해 선 감독에 질문하자 그는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직구 구위 하락에도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선수 본인의 열의가 다소 못 미쳤던 것 아닌가"라고 이야기한 선 감독은 "직구 구위와 구속이 떨어졌어도 제구력이 탁월하면 1군에서 살아나갈 방도 또한 있었다. 그러나 벽을 넘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한 정민태의 열의가 아쉽다"라고 밝히며 한때 자신의 후계자로 군림했던 후배에 대한 아쉬움을 보여주었다. farinelli@osen.co.kr 선동렬 감독-정민태.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