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때 직구만 던져도 상대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든 투수였던 이재영(29. LG 트윈스)이 새 둥지서 자신의 위력을 조금씩 되찾고 있다. 이재영은 11일 잠실구장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서 3-4로 뒤지고 있던 5회초 팀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 2⅓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는 지난 2005년 8월 30일 두산 베어스 시절 LG전서 따낸 승리 이후 1047일 만에 맛보는 감격적인 승리였다. 2002년 두산의 1차지명 신인으로 입단했던 이재영은 입단 이후 3년 간 179경기에 등판해 307⅓이닝을 소화하며 19승 15패 10세이브 31홀드를 기록, 두산의 전천후 투수로 듬직한 활약을 보여줬다. 튼실한 하체를 바탕으로 한 동시에 손목힘을 이용해 직구에 회전을 가한 이재영의 투구는 별다른 변화구가 없이 직구 만으로도 상대 타자들을 돌려 세우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병역 비리로 인한 구속 수감으로 제 감각을 잃어버린 이재영은 2005년 18경기서 1승 2패 1홀드로 당초 기대에 못미쳤다. 데뷔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기쁨도 누렸으나 활약상은 이전에 미치지 못했다. 병역 의무를 마친 이재영은 남다른 각오를 가지고 올시즌 두산에 복귀했으나 지난 6월 3일 LG로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10경기서 1승 5패 방어율 6.88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같은 시기에 복귀해 불펜의 핵으로 성공적인 활약을 보여 준 이재우(28)와 비교되던 이재영은 결국 시즌 도중 LG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LG로 이적한 이후에도 이재영은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발로도 2차례 등판 기회를 가졌으나 8이닝 동안 무려 17실점하며 한계를 비췄던 이재영은 결국 자신에게 익숙한 자리인 계투진으로 복귀했다. 그 사이 LG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된 최승환(30)과 이성렬(24)은 LG서 보여주지 못했던 활약을 선보였다. 그러나 11일 경기는 달랐다. 이재영은 자신의 주무기인 직구를 앞세워 탈삼진 3개를 솎아내는 등 삼성 타선을 제압하며 오랜만의 승리를 따냈다. 140km대 후반에 달한 묵직한 직구를 자신있게 던지던 모습은 지난 2004시즌 9승을 올리며 두산 계투진의 중추 역할을 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이재영은 경기 후 "첫 승을 따냈다는 기쁨보다 당시의 부담감이 더욱 앞섰다"라며 "팀이 연패하던 시기에 도움이 못 되서 코칭스태프와 팬들에 죄송했다. '편하게 던져라'라는 지시를 받았는 데 그에 부응하는 피칭을 보여준 것 같다"라며 오랜만에 거둔 1승의 감회보다 팀에 대한 미안함을 이야기 했다. 우여곡절 끝에 시즌 첫 승을 따낸 이재영. LG 팬들은 이재영이 본연의 직구 구위를 보여주며 LG 계투진의 중추로 자리매김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