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획득,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의 주역 이승엽(32, 요미우리)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이승엽은 각종 국제 대회에서 결정적인 승부처마다 해결사 본능을 마음껏 과시했다. 지난 12일 구단에 올림픽 참가 허락을 받은 이승엽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감동의 드라마를 재현할지 주목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무릎 통증에 시달렸던 이승엽은 대표팀에 참가가 어려울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승엽은 "너무 아파 대표팀에 나설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고 회고했었다. 무릎 부상으로 대회 내내 1할대 빈타에 허덕였던 이승엽은 일본과의 3·4위전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1사 2,3루 득점 찬스에서 '괴물'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와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대표팀의 동메달 획득에 공헌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마른 삼성의 챔피언 갈증을 말끔히 해결한 영웅도 이승엽이었다. 지난 2002년 삼성과 LG의 한국시리즈 6차전 6-9로 뒤진 삼성의 9회말 공격에서 극적인 동점 3점포를 쏘아올렸다. 6차전 8회 타석까지 1할 타율(20타수 2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이승엽은 1사 1,2루서 LG 마무리 이상훈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3점 아치를 쏘아 올렸다. 이후 마해영이 최원호에게 끝내기 결승 솔로포를 뽑아내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승엽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5개의 아치를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이승엽이 뽑아낸 8개의 안타 가운데 홈런은 5개. 특히 8강 라운드 미국전에서는 특급 좌완 돈트렐 윌리스의 초구를 걷어올려 중월 솔로 홈런로 연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10월 왼손 엄지 인대 재건 수술을 받은 뒤 손가락 부상이 완쾌되지 않았지만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위해 올림픽 최종 예선전에 참가한 이승엽은 타율 4할7푼8리(23타수 11안타) 2홈런 12타점 5득점으로 대표팀의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감동 가득한 드라마의 주인공 이승엽이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도 영웅 본색을 드러낼 수 있을까.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해결사 본능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