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현, 베테랑이 무엇인지 보여주다
OSEN 기자
발행 2008.07.13 08: 15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던가. 두산 베어스 안경현(38)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안경현은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 승부를 결정짓는 희생 플라이를 터트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안경현의 결승타에 힘입어 지난 6일 잠실 히어로즈전 이후 파죽의 6연승을 질주했다.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산의 9회초 공격. 선두 타자 홍성흔이 유격수 앞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유재웅의 우중간 안타로 무사 1,3루 득점 찬스를 마련했다. 오재원이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난 뒤 1사 1,3루서 두산 벤치는 채상병 타석 때 안경현 대타 카드를 꺼냈다. 안경현은 롯데 마무리 최향남과 볼 카운트 2-2에서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날려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결코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0의 균형이 쉽게 무너지고 말았다. 두산은 안경현의 결승타로 승기를 잡은 뒤 신인왕 출신 우완 임태훈이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 수훈 선수로 선정된 안경현은 "오늘 감독님이 중요한 상황이 되면 나갈 수 있으니 준비하라고 하셨다"며 "1사 1,3루에서 병살타를 유도하기 위해 몸쪽 승부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볼이 들어왔다. 변화구에 헛스윙하는 바람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대타 성공률이 높은 이유를 묻자 "타석에 들어서면 빠르게 승부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안경현을 기용하려고 준비했다. 무사 1,3루서 오재원이 찬스를 살리지 못해 베테랑 안경현을 투입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베테랑의 힘을 믿었던 김 감독의 기대에 보답한 안경현. 화려하지 않지만 고참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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