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성' 비춘 이범준, "내 꿈은 마무리"
OSEN 기자
발행 2008.07.13 09: 05

"투구수가 많아지니 여러모로 어렵더라구요" 새내기의 첫 선발 등판은 아쉬움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LG 트윈스의 신인 우완 이범준(19)이 자신의 데뷔 첫 선발 등판서 4이닝 노히트 피칭을 선보였다. 이범준은 지난 12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71개의 공을 던지며 피안타 없이(탈삼진 2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사사구 7개(볼넷 6개, 몸에 맞는 볼 1개)를 내주며 제구력에서 약점을 노출했으나 첫 선발 등판 치고는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재박 감독 또한 "계속 계투로 등판했던 투수라 많은 공을 던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데뷔 첫 선발 경기치고는 잘 던졌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첫 선발 등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 준 이범준은 성남서고 시절 강한 어깨를 인정받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유망주다. 야수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이범준은 투수로 전향한 뒤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아마추어 야구팬들의 주목을 받은 기대주였다. 비록 지난해 4월 대통령배서 당한 허리 부상으로 투구 밸런스가 불안해진 모습을 보인 것은 아쉬웠으나 현재는 부상을 모두 떨친 상태다. 이범준은 경기 후 "계속 던지다 보니 악력이 떨어져서 그 이상 던지기 힘들었다. 게다가 팀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선발승 요건을 채우려다가 팀 승리까지 날아가면 안되는 것 아닌가"라며 아쉬움 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의젓함을 보여주었다. 포수 김정민(38)과의 호흡을 묻자 그는 "경기 전에 특별한 주문은 없었다. 다만 경기 중 위기가 찾아 오자 선배께서 '후회 없이 던져라'라고 격려해 주셨다"라며 선배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범준은 지난해 김정민의 대표적인 '스카우트 작품'으로 김정민과 이범준의 관계는 '선후배'를 뛰어넘은 돈독한 사이인 동시에 원정 경기시에는 함께 방을 쓰는 '방장-방졸'의 관계다. "직구 스피드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이야기 한 이범준은 "제구력에 중점을 두고 던지려 노력 중이다. 경기서도 볼을 던진 경우가 많아 투구수가 늘어나고 어깨에 피로도 더 쌓이는 등 어려운 상황을 자초해 타자에 약점을 비췄다"라며 데뷔 첫 선발 투구를 자평했다. 2차 지명 2순위로 당초 기대보다 지명 순위가 밀린 것에 대해 "솔직히 드래프트 당시 2순위까지 밀릴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나중에 앞순위 선수들보다 더 잘하면 되지 않겠는가"라며 당찬 포부를 밝힌 이범준은 "내 최종 목표는 믿음직한 '마무리'로 뛰는 것이다. 빠른 공을 던지면서 타자들을 압도한 '삼손' 이상훈 선배처럼 나도 마무리로 진가를 발휘하고 싶다"라는 꿈을 밝혔다. 남은 시즌 각오를 묻자 이범준은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라 '신인왕 타이틀' 같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부상 없이 1군에서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는 말로 다시 한 번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유망주가 매력적인 이유는 그동안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들이 더욱 많기 때문이다. 단점을 인정하고 장점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인 이범준. 그의 활약에 LG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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