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상승세다. 2006시즌 종반 은퇴식을 할 때만해도 김동수(40. 현 우리 히어로즈), 조인성(33)의 뒤를 받쳐주는 '2인자'에 익숙했던 포수 김정민(38. LG 트윈스)이 1년 만의 현역 복귀 후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김정민은 13일 잠실 삼성전서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그가 1-0 박빙의 리드 상황서 터뜨린 1타점 중전 안타는 선발 봉중근(28)의 부담을 덜어주는 귀중한 적시타였다. 올시즌 3할2푼3리 1홈런 17타점(14일 현재)에 최근 5경기서 5할7푼1리(14타수 8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공포의 8번 타자'로 위력을 발산하고 있는 김정민은 경기 후 최근 타격 상승세의 비결을 묻자 손사래를 치며 "나는 타격이 뛰어난 포수가 아니다. 상대 배터리가 머리 속에 그려 넣고 있는 수읽기를 생각해 본 뒤 가벼운 마음으로 타석에 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 뿐이다. 내 주된 임무는 투수들의 최소 실점을 이끄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김정민은 이 경기서 과감하고도 적절한 투수 리드로 선발 봉중근의 7⅔이닝 7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이끌며 LG의 3연승을 주도했다. 봉중근과의 호흡에 대해 묻자 김정민은 "사실 오늘(13일) 중근이의 구위는 올 시즌 중 가장 안 좋은 편에 속했다. 아무래도 8일 두산 전서 9이닝 2실점했던 데 대한 피로가 모두 풀리지 않은 상태여서 그런지 경기 초반에는 직구 구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정민은 뒤이어 "두산 전서 역투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해 중근이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되도록이면 땅볼을 유도하는 피칭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직구 위주로 리드하는 동시에 결정구는 너클 커브로 주문했다.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라고 이야기한 뒤 "중근이가 8승째를 거두면서 크리스 옥스프링(31)과 팀 내 최다승 투수가 됐다. 둘이서 벌일 선의의 경쟁이 앞으로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연출할 것 같으니 기대해달라"며 주축 선발 투수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수 김정민 또한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항상 투수들의 공을 정성들여 잡는 모습으로 눈길을 모았던 김정민은 올시즌 300이닝 이상 소화한 8개 구단 포수들 중 4번째로 좋은 포수 방어율(3.92)를 기록하고 있다. 최고의 계투진을 보유한 SK의 안방 마님 박경완(36, 포수 방어율-3.32, 1위)과 탄탄한 선발진을 갖춘 롯데의 강민호(23, 포수 방어율-3.47, 2위)와 비교했을 때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모습으로 LG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다. 6월 초순 경 김정민에게 1년 간의 공백기에 대한 어려움을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에 대해 김정민은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지난해 1년 동안 야구를 떠나지 않고 덕아웃이 아닌 관계자석에서도 야구를 보면서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며 경기 상황에 나 자신을 대입했다. 관찰자 시점에서 야구를 보며 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에 헌신했고 현역 복귀를 결정한 뒤 위급 상황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김정민. 그의 활약에 LG 팬들은 감사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farinelli@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