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은 황소마냥 축 처져있던 MBC를 예능 프로그램이 다시 살리고 있다. 각각 토 일 저녁에 방송되는 '무한도전'과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그 주인공이다. 한때 MBC의 취약점으로 분류됐던 예능이 요즘은 시청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게 아이러니다. MBC 드라마와 시사 및 뉴스 프로그램들이 맥을 못추고 있는 사이, 오히려 예능에서 힘을 내는 중이다. 지난 수년동안 MBC 예능의 효자 노릇을 홀로 담당했던 '무한도전'은 지상파 TV를 통틀어 선두 자리로 돌아왔다. 시청률은 한창 때 30%선에 못미치치만 고정팬들의 성원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AGB닐슨 조사결과 지난 주 전국 시청률은 16.8%. 주말 저녁 같은 시간대의 경쟁 프로들과는 큰 스코어 차를 계속 유지하며 토요일 예능의 왕자 자리를 놓치지 않는 중이다. 퇴물 취급을 받던 '일밤'은 대대적 포맷 개편과 함께 부활중이다. '우리 결혼했어요' 등 신선한 기획의 코너들이 젊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13일 16.7%를 기록, '무한도전'에 0.1% 차 뒤진 지난주 전체 예능 2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일밤'에 고무적인 사실은 강력한 라이벌이자 현재 예능 최고로 알려져있는 KBS '해피선데이'를 눌렀다는 사실이다. '1박2일' 코너를 보유한 '해피선데이'는 15.6%로 예능 3위에 올라 있다. 방송관계자들은 코너별이나 순간 시청률로는 '1박2일'이 여전히 초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밤'과 SBS '패밀리가 떴다'가 당초의 약세를 딛고 일어나 상당한 압박을 가하는 추세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는 지난해와 올해 1/4분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처져있다. 당시 '무한도전'이 상승세를 이끌면서 전국 시청률 톱 50 순위 안에는 주말과 평일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거 진출하며 기염을 토했다. 지난 주의 경우 전성기 때 톱 5에 포함됐던 '무한도전'은 전체 8위, '일밤'은 전체 9위에 머물렀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