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부족함이 없다'.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전을 앞두고 상비군으로는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한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띈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경문 감독은 14일 오후 3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가진 24명의 최종 엔트리 명단을 발표했다. 이 속에는 포수 강민호(23, 롯데)를 비롯해 투수 송승준(28, 롯데) 임태훈(20, 두산) 장원삼(25, 우리 히어로즈) 김현수(20, 두산) 등 5명의 이름이 눈길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 3월 올림픽 예선에서는 대표팀이 아닌 상비군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포수 강민호는 지난 3월 올림픽 최종 예선 예비 엔트리에 올랐지만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쳤다. 박경완(SK), 진갑용(삼성)과 경쟁하며 대표팀 문턱까지 밟았지만 결국 베테랑의 경험을 중요시하는 포수 경력에서 밀리고 말았다. 그러나 강민호는 올 시즌 급성장했다. 8개 구단 중 최고라고 평가받는 선발진과 호흡을 맞추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포구는 물론 투수 리딩, 견제 능력까지 모든 점에서 향상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3할1리에 그쳤던 도루저지율도 14일 현재 3할4푼3리를 기록 중이다. 특히 타자로서의 발전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지난 시즌 2할7푼1리였던 시즌 타율은 2할9푼5리를 기록 중이고 홈런도 개인 최다인 지난 시즌의 14개와 타이를 이뤘다. 3할3푼5리였던 출루율도 3할6푼5리로 높아졌다. 차세대 박경완, 진갑용을 잇는 대형 포수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최종 엔트리에 강민호가 포함된 것은 세대교체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임태훈 역시 신인왕을 차지했던 지난해 예비 엔트리에 들었다. 7승 3패 1세이브 20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2.31로 좋았다. 하지만 대만행 비행기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올해 역시 5승 3패 13홀드 3세이브, 2.9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2년차 징크스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지난 시즌 1.12였던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07로 내려갔고 경기당 삼진율은 8.26에서 8.54로 높아졌다. 송승준 역시 지난해에는 상비군에 그쳤다. 메이저리그의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5승 5패 3.85의 평균자책점으로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확실히 한국 타자들에 적응한 모습이다. 평균자책점이 4.07로 지난 시즌보다 좋지 않지만 2번의 완투승(1완봉승) 포함 9승(5패)을 올리며 다승 경쟁에 나선 상태다. 3년차를 맞는 김현수는 몬스터 시즌을 맞고 있다. 지난해 2할7푼3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올해는 3할3푼9리로 프로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이다. 지난 4월 11일 잠실 LG전에서 5타수 5안타를 기록한 후 아직 한 번도 3할3푼대 아래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현재 시즌 타율은 3할3푼9리로 타격 부문 3위에 랭크돼 있다. 무엇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 순위에서도 한화 김태균(1.097), SK 박재홍(.997), 두산 김동주(.928)에 이은 4위에 해당하는 9할2푼6리다. 정상급 거포로 성장한 것이다. 7개 구단 투수들이 가장 기피하는 타자도 김현수일 정도다. 장원삼의 경우는 지난해 상비군으로 뽑혔다가 결국 대표팀으로 발탁돼 최종 예선에서 뛰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비군을 거치지 않고 대표팀에 곧바로 승선했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한 셈이다. 시즌 초반 타자의 득점 지원이 없어 6승(6패)에 그치고 있지만 2번의 완봉승을 거뒀다. 깔끔한 투구폼에 공격적이고 안정된 컨트롤이 권혁과 함께 좌완 불펜진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letmeout@osen.co.kr . . . . . 강민호-임태훈-송승준-김현수-장원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