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라이브 무대가 아니면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해왔던 방송 3사 음악프로그램. 최근 이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있노라면 라이브인지 립싱크인지 헷갈리는 무대연출로 혼동을 주고 있다. 100% 립싱크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100% 라이브라고 보기에도 조금 힘든, 교묘하게 코러스 등이 첨가된 MR(반주음악)을 이용해 불안정한 음정 등을 보완하고 있다. ‘쇼 음악중심’, ‘인기가요’, ‘뮤직뱅크’ 등 방송 3사 음악프로그램은 일렉트로닉 등 기계음이 섞여있는 경우나 코러스와 노래 부분이 겹쳐져있는 경우에는 MR에 코러스가 덧입혀 있는 부분 라이브를 선택하며 목소리 상태가 좋지 않은 불가피한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라이브 무대를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MBC ‘쇼 음악중심’의 박정규 PD는 “기본적으로는 라이브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렉트로닉 음악처럼 기계음이 첨가돼있는 경우 등 음향적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에 한해서만 부분적으로 립싱크를 하는 것이지 예전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립싱크를 하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쥬얼리의 ‘One More Time'이나 문지은의 ‘몰라몰라’와 같은 경우 노래 자체에 일부 기계음이 섞여 있어 이 부분만 부분적으로 목소리가 녹음돼 있는 MR을 이용해 노래를 부른다. SBS ‘인기가요’의 박상혁 PD는 “요즘에는 댄스가수들도 예전 같지 않아서 대부분 라이브 무대가 가능하다. 심지어 AR(립싱크)을 하는게 더 낫겠다 싶을 정도의 가수들조차 요즘은 대부분 라이브를 하려고 노력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하지만 ‘인기가요’의 경우도 예외는 있다. 완성도 있는 무대를 선보여야하는 컴백무대라든지 가수들의 목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립싱크를 선택한다. 박 PD는 “하루 15팀 중 간혹 한 팀 정도는 립싱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가수들의 목상태가 너무 좋지 않은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립싱크를 선택한다. 또 컴백무대의 경우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하기 때문에 립싱크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요즘에는 가수 본인이 직접 헤드셋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경우 간혹 우리쪽 기계와 접속이 안 맞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현장에서 급하게 AR로 교체된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라이브 무대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곡이 복잡해져서 완성도를 높이려다보니 부분적으로 립싱크를 하는 경우가 있으며 솔로가수가 코러스까지 같이 소화하는 경우도 많아서 MR에 코러스 부분만 따로 깔려져 있는 경우도 있다. 또 그룹의 경우 멤버 중 한 명이 목 상태가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해 특정 멤버 부분만 AR로 녹음돼 있는 MR도 있다고 하던데 아직까지 ‘인기가요’에서는 그런 사례가 없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빅뱅 태양의 ‘나만 바라봐’의 경우에도 태양이 코러스까지 함께 소화하고 있어 코러스 부분이 미리 녹음돼 있는 MR에 맞춰 라이브 무대를 펼치고 있다. KBS ‘뮤직뱅크’의 정희섭 PD는 “MR자체에 코러스가 깔려 있는 경우는 있지만 100% 립싱크는 없다. 기계음이 첨가돼있어 라이브로 부를 수 없는 일부 음악을 제외하고는 대놓고 립싱크를 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며 “간혹 가수들의 목상태가 좋지 않을 때 본의 아니게 립싱크를 하는 경우는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 방송 3사 음악프로그램의 경우 불가피한 경우는 제외하고는 라이브 무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립싱크가 판을 치던 90년대에 비하면 최근에는 라이브 무대가 당연시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어 바람직하다. 하지만 100% 라이브라고 보기에 다소 무리가 있는 부분 라이브 무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불안한 음정이나 음향시설을 보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겠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조금은 김빠지는 무대가 아닐 수 없다. 가수들이 100% 라이브 무대를 펼치기 위해서는 가수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음악프로그램의 음향시설 역시 함께 따라와 줘야 실현가능할 것이다. hellow0827@osen.co.kr . . . . . 쇼 음악중심-인기가요-뮤직뱅크(위로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