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선발진' 앞세워 '7월 고개' 넘는다
OSEN 기자
발행 2008.07.15 07: 54

'7월의 곰'이 달라졌다. 그동안 '7월 징크스'로 맥을 못추던 두산 베어스가 최근 7연승을 거두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서 5⅓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김명제(21)의 호투와 3회 터진 김현수(20)의 2타점 우전 안타에 힘입어 3-2로 신승하며 7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특히 13일 경기서 두산은 주포 김동주(32)가 결장했음에도 롯데와 가진 사직 3연전을 모두 휩쓰는 저력을 과시했다.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4시즌 이후 두산은 7월에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시즌까지 4년간 두산의 7월 성적은 28승 1무 43패로 승률 3할9푼4리에 그쳤다. 당시 다승왕 타이틀(17승)을 차지한 좌완 게리 레스가 선발진을 지켰던 2004년(8승 10패)과 선발 22승의 다니엘 리오스가 버텼던 2007년(9승 1무 10패)을 제외하면 두산에게 7월은 악몽의 시간과도 같았다. 그러나 2008시즌은 다르다. 7월 첫째주 1승 3패로 '7월 징크스'에 다시 허덕이는 듯했던 두산은 지난 6일 우리 히어로즈전서 4-2로 승리를 거둔 것을 시작으로 7승 무패 가도를 달렸다. 이 과정에서 두산의 선발 투수들은 모두 제 몫을 하며 5승을 직접 건져올렸다. 나머지 두 경기서 선발로 등판한 김명제(8일 LG전 6이닝 2실점), 이혜천(12일 롯데전 7이닝 무실점) 또한 제 몫을 확실하게 해냈다. 김경문 감독의 재임 기간 동안 두산의 선발 투수진은 전체적으로 강하다고 보기 힘들었다. 2006시즌까지 외국인 투수들 외에도 정상급 우완으로 손꼽혔던 박명환(31. LG)을 보유한 두산이었으나 그마저도 2006시즌 7월 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여름 나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2006시즌 주포 김동주의 부재에도 불구, 6월 한 달 동안 14승 5패를 기록하며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두산은 7월 한 달간 6승 9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결국 두산은 박명환이 복귀하지 못했던 8월에도 9승 13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해 말 리오스를 일본으로 떠나 보낸 두산은 지난 5월, 4년 만에 복귀한 레스마저 가족 문제로 임의탈퇴되며 위기를 맞았다. 레스를 대신해 선발진에 가세한 우완 저스틴 레이어(31)는 기대에 못 미치는 직구 구위로 4패 방어율 6.49를 기록했으며 2006시즌 선발진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좌완 이혜천(29) 또한 집중타를 얻어 맞는 불안한 투구를 보여주었다. 7월 징크스가 다시 한 번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5선발 이원재(20)까지 프로 첫 승(10일 LG전 8이닝 무실점)에 성공하는 등 선발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지면서 두산은 7월에도 8승 3패(1위, 14일 현재)를 기록하며 힘을 내기 시작했다.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준 덕택에 계투진을 이끄는 두 축 이재우(28), 임태훈(20)의 활약 또한 빛났다. 확실한 선발투수가 1~2명밖에 없다면 '연패 스토퍼' 정도의 역할을 기대할 수 밖에 없지만 선발진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이는 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 된다. 15일부터 사흘 간 부동의 선두 SK 와이번스와 대결하게 된 두산. 두산의 선발진이 발군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상승세 유지는 결코 어렵지 않을 것이다. farinelli@osen.co.kr . . . . . 지난 6일 잠실 두산-히어로즈전서 4-2로 승리를 거둔 두산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두산은 이 경기 이후 14일 현재까지 7연승을 달리고 있다./윤민호 기자 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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