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올림픽 발탁되면 좋죠. 그런데…” 올 시즌 MVP급 성적을 내고 있는 한화 4번 타자 김태균(26)이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24명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와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지난 14일 올림픽 최종엔트리 명단을 발표했는데 내야수 7명 중 김태균의 이름이 빠졌다. ‘국민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의 대표팀 합류선언으로 김태균과 이대호(롯데), 둘 중 하나가 떨어질 것이 유력했고 탈락자로 김태균이 결정됐다. 하지만 김태균은 올림픽 탈락의 아쉬움보다 오히려 마음의 짐을 덜었다. 성치 않은 몸 때문에 올림픽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시범경기가 한창이었던 지난 3월까지만 하더라도 베이징 올림픽 출전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었다. 김태균은 “최종예선을 보니 뛰고 싶었다. 베이징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당시에만 하더라도 부상이 없었다. 시즌 개막 직전 오른쪽 옆구리 통증으로 개막 첫 6경기에 결장한 김태균은 5월 첫 날 대전 SK전에서 경기 중 타격과정에서 왼쪽 손등과 새끼손가락을 모두 다쳤고, 이후 무릎 찰과상에다 허벅지 근육통까지 겹쳤다. 어디 한 군데도 성한 곳이 없다. 경기 전후로 치료를 받을 정도. 압도적인 성적과 밝은 성격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별명으로 굳어진 개그 이미지로 티가 나지 않았을 뿐이었다. 최종엔트리 발표가 다가올수록 김태균은 말을 아꼈다. 물론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방망이를 힘껏 휘두르겠다”며 의례적인 멘트를 날렸지만 속마음은 걱정과 우려가 많았다. 김태균은 “선수라면 누구라도 올림픽에 나가고 싶은 게 당연하다. 대표팀에 발탁되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지금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다. 성적이 좋지만 소속팀 코칭스태프, 동료들, 트레이너께서 도움과 배려를 주신 덕분이다. 절대로 나 혼자 잘해서 나온 결과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김태균은 “올림픽에 발탁되는 것은 좋지만 이후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괜한 오해를 살까 걱정된다. 지금 소속팀에서는 교체요청도 잘받아 주고 트레이너께서도 세심하게 관리해주신다. 가끔 타격훈련에 빠지거나 전력질주하지 않아도 팀 동료들이 이해해준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이런 행동들이 괜히 오해를 부를 수 있고, 자칫 대표팀 분위기에도 저해가 될 수 있다. 대표팀 트레이너도 소속팀 트레이너만큼 내 상태를 잘 모를 것”이라며 기대만큼이나 걱정스러운 마음을 내비쳤었다. 또한, 소속팀 한화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었다. 김태균은 “지금 페이스 조절을 생각할 틈도 없다. 올림픽을 무사히 마쳐도 돌아온 뒤 후반기에 지금처럼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대표팀만큼 소속팀에도 피해를 줄까 우려된다. 마음 같아서는 올림픽 휴식기 기간 동안 부상치료에 전념해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들고 싶은데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입장을 표명하기가 그렇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결과적으로 김태균은 대표팀에서 탈락했고, 올림픽 휴식기 동안 부상치료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김태균은 대표팀 발탁 경쟁자였던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이대호에 대해 “요즘도 (이)대호와 자주 연락을 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다”며 걱정스러워했다.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를 통해 병역혜택을 받은 김태균과 달리 이대호는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누구보다도 이번 올림픽이 급한 처지다. 김태균은 “(이)대호는 살아날 것이다. 잘할 수 있는 친구”라며 믿음을 보였다. 김태균은 비록 올림픽에서 탈락했지만 그동안 안았었던 마음의 짐을 덜었다. 올림픽 기간 동안 김태균은 부상치료를 하며 친구를 응원할 것이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