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기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이 지난 14일 밤 그리스 아테네 오아카 아레나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농구 최종예선 첫 경기서 슬로베니아에 76-88로 아쉽게 패했다. 이날 패배로 농구대표팀은 오는 16일 캐나다(FIBA랭킹 17위)전에서 반드시 이겨 3개국이 속한 C조 2위 안에 들어야 8강전에 진출, 3장의 본선 티켓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쉽지 않은 상대인 캐나다에 비해 일정상 유리함을 확보해 8강 진출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한국이 하루를 쉬고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반면 캐나다는 15일 슬로베니아와 첫 경기를 갖고 이틀 연속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슬로베니아전서 좋은 컨디션으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김주성(205cm, 21득점 4어시스트)의 존재는 한국이 한 줄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높이와 스피드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김주성은 김남기 감독이 구상한 대표팀의 핵심이었다. 김남기 감독은 대표팀의 본격적인 훈련을 김주성이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6월로 맞출 정도였다. 그리고 김주성은 슬로베니아를 상대로 NBA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라쇼 네스테로비치(213cm, 26득점 9리바운드)에 못지않은 활약으로 보답했다. 공격에서 김주성의 활약은 놀라웠다. 한 템포 빠른 스피드에 과감한 공격은 평소 공격보다 수비에 능한 선수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김주성의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였다. 자신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뿐만 아니라 장신 선수의 끈질긴 수비를 앞두고 성공시킨 페이드 어웨이슛은 그의 잠재력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여기에 과감한 3점슛은 김주성이 왜 지난해 KBL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는지 알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사실 김주성에게 이날 경기가 쉽지 많은 않았다. 평소 소속팀 원주 동부에서 센터가 아닌 파워 포워드를 맡았던 김주성은 이날 하승진이 무릎 부상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하면서 센터까지 아울러야 했다. 그 과정에서 4쿼터 막판 5반칙으로 물러난 것은 어쩔 수 없는 훈장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후반 들어 윤호영, 김민수와 호흡을 맞추면서 보여준 단단한 지역 방어는 김주성을 중심으로 한 수비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물론 김주성이 한국 대표팀의 진정한 희망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한 가지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김주성이 리바운드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단 1개에 불과한 리바운드는 대표팀에 부족한 요소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한다. 한국이 전반 37-53의 압도적인 점수 차로 고전했던 것도 7-24로 뒤진 리바운드 때문이었다. 슬로베니아에 못지않은 신장을 자랑하는 캐나다를 상대하기 위해 한국이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