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타며 장총을 돌리는 '좋은 놈' 정우성(35)은 시사회장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멋졌다. 김지운 감독의 신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에서다. 정우성이 잘생기고 멋진 배우라는 사실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데뷔시절부터 혼혈 꽃미남을 연상시키는 조각 미모와 늘씬한 키, 그리고 남다른 다리 길이로 특상품 하드웨어 대접을받았다. 그러나 주먹을 내지르고 칼도 휘두르면서('무사' '중천') 일찌감치 저격수 총까지 쏴봤지만('데이지') 이번 '놈놈놈'과는 격이 달랐다. 이제 30대 중반의 나이, 살짝 중후한 매력까지 더한 정우성은 '놈놈놈'에서 뭇 여성들을 기절시킬 포스로 중무장한채, 달리고 날다가 갑자기 멈춰서는 쿨한 미소 한 방으로 스크린을 점령했다. 그런 정우성의 옥에 티는 여전히 대사다. 강한 눈빛과 깔끔한 액션, 국내 최고의 승마 실력으로 객석을 압도하지만 입을 열면서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하드웨어 상으로 완벽에 가깝다보니 생기는 문제다. 냉철한 성격에 깍아지른 용모의 총잡이가 약간 어눌하게 들리는 대사를 칠 때 관객들은 그만 환상에서 깨어난다. 그와 단짝인 이정재가 빅히트 드라마 '모래시계'의 완소남 경호원 역으로 곤욕을 치렀던 것과 비슷한 경우다. 당시 이정재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을 때는 시청자 몰입도 100%를 자랑하다가, 대사 한 마디 할라치면 '에이~' 김 빠지는 소리를 들어야했다. 정우성은 '놈놈놈' 촬영 중 낙마로 팔이 부러지는 등 말도 못할 고생을 했다. 예고편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던 360도 공중회전 액션을 찍을 당시에는 부러진 왼팔로 줄을 잡고 회전을 강행했다. 기자회견 때 그는 “배우란 게 참 이상하다. 카메라가 돌기 시작하면 욕심이 난다. 캐릭터의 힘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것이다. 왼팔을 다쳐서 다행이지 오른팔이었으면 7월 17일에 개봉을 못했을 것 아니냐”며 밝게 웃었다. 회견장에서의 그의 말투 또한 느리고 조용하며 약간은 어눌한 느낌을 줬다. mcgwire@osen.co.kr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