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 또 다른 소문을 낳는다. 팬들 앞에 노출이 많지 않은 스타들은 해명할 기회도 없기 때문에 소문이 기정사실화된다. 소문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요즘 환경은 스타들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하지만 노출 빈도가 적기 때문에 단 한번의 해명으로도 눈덩이처럼 부풀려진 루머를 잠식시킬 수 있는 힘도 가지고 있다. 최근 나훈아는 기자회견을 통해 루머를 해명했고 주병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원정 도박에 나선 연예인 A씨가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지난 3년 동안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철저하게 차단했던 배용준은 최근 한 월간 여성지와의 인터뷰로 소문을 부정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 개그맨, 배우로 거물급 스타란(혹은 스타였다는) 점과 팬들에게 노출 빈도가 극히 적었고, 이들을 둘러싼 소문이 웬만한 소설 뺨칠 정도로 드라마틱했다는 점이다. 나훈아는 트로트의 황제라고 불리는 만큼 루머도 각양각색이었다. 여배우와 관련된 야쿠자 폭행설, 신체 일부 절단설, 잠적설 등으로 오랫동안 시달리던 나훈아는 지난 1월 수백 명의 기자들 앞에서 회견을 갖고 소문을 잠식시켰다. 특히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고, 대본도 없이 한시간 동안 자신의 의사를 전하는 나훈아 모습은 카리스마로 해석됐고 테이블 위에 올라가 허리띠를 푸는 퍼모먼스는 쇼킹 그 자체였다. 주병진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해외 원정 도박단에 연루된 연예인 출신 사업가 A씨로 오해받았다. 해당 기사에 ‘A씨가 주병진이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의혹이 사실로 둔갑해 퍼져나갔다. 이에 주병진이 대표이사로 있는 ㈜좋은사람들 측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무근이며 추후 추측성 보도 및 댓글이 올라온다면 법적 대응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배용준은 소속사 식구들, 동료 연기자, 스태프들과의 불화설에 시달렸다. 지나치게 완벽주의자이며 독단적이어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는 소문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이에 대해 배용준은 최근 한 월간지 인터뷰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 우리 팀은 모두 사이가 좋다”고 말하며 소문의 진원지를 기자들이라고 지목했다. 배용준 인터뷰 기사 밑에는 그를 지지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들은 노출을 꺼렸고 말 한마디도 함부로 내뱉지 않으면서 소문을 키웠다. 하지만 그런 신비주의 콘셉트를 유지함으로써 단 한번 해명에 나서 그간의 소문을 불식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스스로 키운 소문을 스스로 푸는 결자해지인 셈이다. miru@osen.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