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최하위' 김재박 감독의 한탄
OSEN 기자
발행 2008.07.16 14: 55

[OSEN=이상학 객원기자] “김태균이나 김동주 같은 선수들이 있느냐 없느냐에 팀이 바뀌는데…” 지난 15일 대전구장.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LG 김재박 감독은 전광판에 올라온 한화의 선발 라인업을 보고는 자조섞인 한마디를 내뱉었다. “김태균 같이 무게감이 있는 타자가 자리를 지켜야 팀이 강해진다. 저기(한화)는 김태균뿐만 아니라 3번부터 시작해서 6번까지 빡빡하다”는 게 김 감독의 말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SK는 박경완·박재홍·김재현·이진영 같은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강하다. 두산도 김동주라는 4번 타자가 있는 것이 크다”고 말을 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 FA 시장에서 대어급 선수들을 데려오지 못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당연히 구단에 FA 영입을 요청했다. SK에서 FA로 풀린 이호준·조웅천에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구단에서 워낙 FA 영입으로 곤욕을 치렀던 탓인지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사실 두 선수 모두 우리 팀 입장에서는 필요한 선수들이었다. 결국 내부 FA 조인성을 잔류시킨 것이 전부였다. 지금 조인성은 2군에서 경기하고 있다”며 한탄했다. FA 불평에서 시작된 김 감독의 한탄은 신인 스카우트 실패로 이어졌다. 김 감독은 “매년 두산에게 스카우트 경쟁에서 밀린다. 특히 아픈 선수들만 골라서 데려오는 것이 문제다. 올해 1차 신인 이형종도 실은 고교 1학년 때부터 팔꿈치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 혹사하며 공을 던졌다. 스카우트들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일인데 그렇지 못했다. 올해뿐만이 아니라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어떻게 된 게 부상선수들만 지명했다”고 지적했다. 자연스럽게 대화는 김 감독의 황금기였던 현대 시절까지 번졌다. 현대는 김용휘 사장을 중심으로 현장의 수요를 최대한 충족하는 프런트였다. 전력보강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고 선수 스카우트도 철저했다. 1차 지명권을 8년간 행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해낼 정도였다. 외국인선수도 다르지 않았다. 김 감독은 “현대에서는 전력 보강이 잘 이뤄졌다. 좋은 선수들도 많았다”며 짧게 떠올리며 말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는 감독의 역량보다 단장의 역할이 우선순위가 될 정도로 기본적인 선수구성과 전력이 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하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김재박 감독은 2005~2006년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놓고 ‘돈으로 산 우승’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요즘 김 감독의 선수 한탄을 보고 있노라면 현대 시절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도 그와 크게 다를 바 없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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