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눈물만 흐르더라고요. 그런데 국가대표가 되니 이제는 어떻게 해야 창피하지 않은 성적을 올릴까 하는 고민밖에 없습니다". 지난 6월 태릉선수촌 필승관 한 구석에서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패배로 눈물을 흘리던 선수가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레슬링 자유형 120kg급 대표 선발전서 패한 김재강(21, 영남대)이었다. 그러나 판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끝에 재경기가 결정돼 승리를 거두고 태극마크를 달게 된 김재강은 16일같은 장소에서 이제 환한 웃음으로 베이징올림픽에 대한 가능성을 피력했다. 김재강은 지난 2006년 레슬링 자유형 96kg급 국가대표에 선발되며 이름을 알린 선수. 큰 체구에도 불구하고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김재강의 발탁은 중량급에서도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는 낭보였다. 김재강을 지도하고 있는 박장순 감독은 "(김)재강이 화려한 스타는 아니지만 피와 땀은 누구 못지않게 흘렸다"며 "베이징올림픽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박장순 감독이 김재강의 올림픽 도전에 희망 섞인 바람을 말하지 못한 것은 김재강이 자신의 체급이 아닌 120kg급에 출전하기 때문이다. 한국이 96kg급에서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다. 만약 김재강이 자신의 체중을 체급만큼 올릴 수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96kg급인 김재강의 베스트 컨디션은 102kg. 일반적으로 자신의 체급에 비해 5~6kg이 더 나가는 현실을 고려했을 때 김재강은 125kg 이상의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20kg 이상 무거운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셈이다. 김재강도 자신의 '가벼운(?)' 체중에 고민하는 것은 마찬가지. 김재강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눈물만 흘렀지만 이제는 어떻게 국가대표다운 성적을 올릴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재강은 포기가 아닌 희망을 말했다. 이는 김재강의 주무기가 다름 아닌 빠른 스피드에 있기 때문이다. 김재강은 "자유형은 그레코로만형과 달리 스피드가 중요합니다. 분명히 체격이나 체중에서는 제가 뒤질 겁니다. 그러나 제 특기인 사이드에서 시작되는 빠른 태클이 먹힌다면 120kg급에서도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하며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전했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