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지난 16일 대전구장.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LG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37)가 타격훈련에 한창이었다. 덕아웃에서 페타지니의 타격훈련을 지켜보던 한화 김인식 감독은 “온힘으로 쳐도 넘기지 못한다”고 말했다. 허구연 MBC ESPN 해설위원도 “과거 일본 시절과 비교할 때 힘이 많이 떨어졌다. 선구안이나 공을 맞히는 능력은 좋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힘이 많이 떨어졌다. 팔로스로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동조했다. 지난 5월12일 우완 투수 제이미 브라운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LG에 합류한 페타지니는 일본프로야구에서 6년간 통산 223개의 홈런을 때린 슬러거 출신이다. 그러나 일본프로야구 막바지에 무릎 부상으로 장타력이 실종됐다. 1999년 야쿠르트에서 데뷔한 이후 5년 연속 6할대였던 장타율이 마지막이었던 2004년 요미우리 시절에는 5할대까지 떨어졌다. 특유의 선구안과 정확성은 변함없었지만 장타력 실종이 가장 크게 우려됐다. 실제로 페타지니는 올 시즌 47경기에서 164타수 59안타, 타율 3할6푼으로 놀라운 정확성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삼진 19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을 29개나 얻을 정도로 뛰어난 선구안도 변함없다. 출루율 역시 타율보다 1할 가까이 높은 4할5푼6리. 아직 규정타석까지 84타석이 모자라지만 장내에 진입할 경우에는 타격·출루율 모두 1위에 오를 정도로 빼어난 성적이다. 그러나 홈런은 이날 경기 전까지 단 2개밖에 없을 정도로 적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페타지니는 올 시즌 최장거리 홈런포를 작렬, 자신의 파워가 죽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페타지니는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한화 선발 류현진의 3구째 가운데로 밋밋하게 떨어진 122km 체인지업을 그대로 걷어올렸다. 타구는 쭉쭉 뻗어나가 전광판 아래를 맞혔다. 공식 비거리 135m. 올 시즌 130m 홈런이 10차례 있었지만 135m 홈런은 페타지니가 올해 처음이었다. 올 시즌 최장거리 홈런을 페타지니가 만든 것이다. 페타지니는 지난달 3일 잠실 삼성전에서 톰 션으로부터 비거리 125m 우월 솔로포를 뽑아내며 국내 데뷔 첫 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잠실 SK전에서는 케니 레이번을 상대로 비거리 125m 우중월 솔로포를 날렸다. 이날 135m 홈런까지 포함하면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8.3m.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역시 꾸준하게 홈런을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135m 홈런으로 아직 힘이 죽지 않았음을 증명한 페타지니가 과연 힘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