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정수근, 무조건 참았어야지…"
OSEN 기자
발행 2008.07.17 07: 56

[OSEN=이상학 객원기자] 짧지만 진한 안타까움이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이 제자 정수근의 폭행사건 및 임의탈퇴 신청 소식을 듣고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수근은 지난 16일 오전 만취상태에서 경비원과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 위기에 처했다. 이날 오후에는 롯데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신청을 받았고 17일 오전에는 정수근 사건과 관련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상벌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정수근의 야구인생에 최대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김 감독이 처음 정수근 소식을 전해들은 건 폭행사건이었다. 16일 LG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정수근 소식을 전해들은 김인식 감독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정수근은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신청 되기 전이었다. 오히려 김 감독은 “롯데가 승수를 많이 까먹었다. 정수근 사건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정수근이도 타격감이 떨어졌었다. 그래도 롯데의 외야자원은 풍부하지 않은가”라고 말을 돌렸다. 하지만 이날 경기 후 정수근이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공시를 신청받는 등 현역생활 지속 여부마저 불투명해지자 김 감독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요즘 야구가 잘 안되다 보니 본인 스스로 짜증도 나고 화도 많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병살타를 쳤다고 주위에서 사람들이 뭐라 했어도 무조건 꾹 참았어야 했다. 공인이라는 것이 그런 부분이 어렵지만 결국은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정수근이는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물론 그 시간까지 술을 먹었다는 것 자체부터가 문제였다”며 안타까워 했다. 김 감독은 더 이상 정수근에 대한 말을 잇지 않았다. 김 감독은 과거 두산 사령탑 시절에도 정수근 때문에 곤욕을 치른 바 있다. 김 감독과 정수근이 두산에서 사제지간으로 한솥밥을 먹은 마지막 해였던 지난 2003년 2월 하와이 전지훈련 때였다. 당시 정수근은 한인교포들과 마찰을 빚은 뒤 출동한 경찰과도 승강이를 벌이다 연행된 뒤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김인식 감독은 일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존심을 무릅 쓰고 ‘접대’ 골프로 주위의 입막음을 부탁할 정도로 고생했다. 그러나 후에도 정수근의 기질은 고쳐지지 않았고, 결국 오늘날에 이르렀다. 정수근은 고졸신인으로 OB에 입단한 1995년부터 김 감독의 믿음 아래 컸다. 두산에서 헤어진 뒤에도 수시로 김 감독에게 존경을 표할 정도로 정수근은 남다른 스승사랑을 과시했다. 그런 애제자가 처해있는 냉혹한 현실에 이제 어떻게 손을 쓸 수 없는 스승은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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