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레이어, '실력 발휘'는 언제쯤
OSEN 기자
발행 2008.07.17 08: 43

16일 오후 벌어질 예정이던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전이 우천으로 연기된 잠실 구장. 1루 측 불펜에서는 두산의 외국인 투수 저스틴 레이어(31)가 불펜 피칭을 하고 있었다. 레이어는 선수단이 거의 다 철수한 와중에도 불펜에서 시험 피칭을 가진 뒤 빗줄기가 굵어지자 라커룸으로 향했다. 레이어는 직구, 싱킹 패스트볼 등을 섞어 30여 개의 공을 던졌다. 가정사로 인해 5월 임의 탈퇴된 좌완 게리 레스(35)를 대신해 대체 외국인 투수로 국내 무대에 상륙한 레이어는 8경기(선발 4경기, 16일 현재)에 등판, 4패 방어율 6.49를 기록하며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크게 어긋났다. 선발로 나선 4경기서 3패 방어율 6.38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레이어는 임시 방편 차원서 계투진으로 보직을 잠시 옮겼으나 이마저도 소용 없었다. 계투로 나온 4경기서도 1패 방어율 6.75에 그쳤다. 레이어가 기대에 걸맞는 피칭을 펼친 것은 지난 6월 5일 사직 롯데전서 6이닝 5피안타 2실점(1자책)을 기록한 데에 불과했다. 패전처리로 전락한 레이어는 두산이 최근 8연승을 달리는 동안 단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서 3⅓이닝을 던져 2피안타 2실점을 허용하고 패한 것을 끝으로 레이어는 마운드서 자취를 감췄다. 당시 우익수 유재웅(29)의 실책성 수비에도 이유가 있었으나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그치는 등 압도적인 피칭을 펼치지 못했던 레이어의 잘못도 컸다. 16일 불펜 피칭에서 보인 레이어의 구위는 크게 나빠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변화구의 움직임은 입국 당시에 비해 예리한 맛이 없었다. 입국 첫 날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예리하게 가라앉던 것과는 달리 포물선을 그리면서 원바운드로 날아드는 공이 적지 않았다. 레이어의 피칭을 지켜본 통역 이창규 대리는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 공을 낮게 던지려다보니 변화구가 일찍 가라앉은 것"이라고 밝혔고 선수 본인 또한 "컨디션은 괜찮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직구 구위가 살아나도 스트라이크-볼의 차이가 확연하면 상대 타자를 공략하기는 힘들다. 레이어와 비슷한 시기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들어왔던 톰 션(31. 전 삼성)은 5패 방어율 9.26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채 지난 16일 퇴출 통보를 받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 레이어는 션과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 A 루이빌 배츠서 함께 뛴 동료다. 두 달전까지 같은 팀에서 뛰던 동료의 퇴출은 비슷한 입장에 놓인 레이어에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피칭으로 자신의 보직을 잃어버린 레이어. 두산 팬들은 그가 남은 경기서 놀라운 활약으로 퇴출의 칼날을 피하는 동시에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이 되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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