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명 건강컬럼]진짜 장마인가 싶을 만큼 비가 내리지 않는 요즘, 시원한 빗줄기 대신 찌는듯한 폭염이 계속되는 통에 모든 일이 힘들어진다. 이런 폭염이 계속되면 따라서 올라가는 것이 불쾌지수다. 덥고, 힘들고, 지친 상태가 계속되니 짜증이 날만도 하다. 하지만 이런 짜증을 가중 시키는 또 다른 복병이 있다. 바로 입냄새다.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만큼 짜증 역시 높아지는데, 가까이서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면 주먹이라도 한 대 올리고 싶을 정도다. 몇 일전 구취 때문에 찾아온 한 환자는 실제로 멱살까지 잡을 뻔 했다고 한다. 보험 영업을 하는 이 환자는 내원하기 이틀 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다가 크게 한바탕 했다고 한다. 34도까지 올라간 그 날 따라 영업도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주유소에 들어가 기름을 넣다보니 한숨부터 나왔다고 한다. 이러던 중 카드 전표에 사인을 하려는 순간 주유소 직원이 인상을 쓰는 것을 보고 ‘한소리’ 했다. 그러자 그 주유소 직원도 이에 발끈해 ‘기름 넣었으면 그냥 가라’며 시비가 오갔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일이 크게 번져 말다툼까지 이어졌는데, 환자와 시비가 붙은 주유소 직원이 ‘입에서 똥냄새나 풍기는 주제에 어디서 사람을 가르치려고 하냐!’며 인신공격(?)을 퍼부었다고 한다. 결국 주유소 주인이 겨우 말리고 사과를 해서 해결되었지만 이 환자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입 냄새가 나는 것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똥냄새’란 직접적인 말을 들은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여름 폭염 속에서 사람이 짜증이 나면 마음에 없는 소리를 가끔 하게 된다. 회사에서는 상사가 부하 직원의 업무 태도를 가지고 짜증을 부릴 수도 있고, 집에서는 아이들과 부부 사이에 별일이 아닌 것 가지고 크게 시비를 걸 수 있다. 여름밤 시원한 맥주 한잔을 하기 위해 모인 친구들은 또 어떤가? 서로 편한 사이이기 때문에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큰 싸움이 되어 우정에 금이 가는 경우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사소한 시비 안에서 생기는 말다툼 속에 ‘입에서 구린 냄새를 뿜는 주제에...’의 의미가 들어간 단어나 문장이 섞이면 듣는 입장에서는 참지 못할 모멸감까지 들 수 있다. 그나마 말싸움으로 끝나면 다행이다. 순간의 감정을 참지 못해 주먹을 날리는 경우도 간혹 볼 수 있다. 특히나 올해는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매우 무더운 여름을 지내야 한다. 올라가는 온도에 비례해 같이 상승하는 불쾌지수 때문에 짜증 속에 살아가는 지금. 자신의 입 냄새를 방치하고 있다가 마음의 상처를 받지 말자. 상처를 받기 전 심한 입 냄새부터 치료하는 것이 어떨까? [글 : 서초구 해우소한의원 김준명 원장] [OSEN=생활경제팀]osensta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