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해설' 정민태, 대전구장 덕아웃 화기애애
OSEN 기자
발행 2008.07.17 18: 08

[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유니폼을 벗은 ‘124승 투수’ 정민태(38)가 일일 해설자로 나타났다. 지난 8일 KIA에서 현역 은퇴한 정민태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LG전 일일 해설을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은퇴 후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허구연 MBC ESPN 해설위원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정민태는 한화 덕아웃에서 김인식 감독에게 먼저 인사한 뒤 대학후배 구대성과 고교후배 류현진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어 정민태는 LG 덕아웃에서 현대 시절 사령탑으로 모셨던 김재박 감독에게도 인사했다. 정민태는 덕아웃에서 한양대 1년 후배인 구대성을 만나 환담을 나눴다. 정민태는 “요즘 볼이 많이 죽었던데 배터리가 다 된 것이 아니냐”며 구대성에게 농담을 던졌다. 이를 듣던 김인식 감독이 “그렇지 않다. 요즘 볼끝이 많이 살아났다. 나도 못하는 선수는 바로 댕강”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구대성이 “감독님이 나이 든 선수들을 그만큼 믿어주신다. 아직 더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은퇴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하자 김 감독은 “우리팀은 마흔이 기준이야 마흔”이라며 또 다시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정민태는 인천 동산고 18년 후배인 류현진을 붙잡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은 “어릴적부터 인천 도원구장에서 현대에서 활약하시던 정민태 선배님의 모습을 직접 보면서 자랐다. 닮고 싶은 선배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구대성은 웃는 낯으로 “너는 어떻게 맨날 닮고 싶은 선배가 바뀌냐”며 류현진을 면박줬다. 정민태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고, 류현진은 “선배님이 은퇴해 정말 아쉽다”고 답했다. 정민태는 일일 게스트 형식으로 이날 경기를 중계한다. 은퇴식없이 유니폼을 벗은 정민태는 이 기회를 통해 야구팬들에게 인사할 계획이다. 구대성은 “(정)민태 형이 말을 더듬을까 걱정된다. 워낙 말을 잘하니 무리없이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태는 “어차피 얼굴은 보이지 않으니까 괜찮을 것”이라고 웃었다. 김인식 감독은 “정민태가 앞으로도 계속 해설한다면 허구연이 물러나야 하는가”라며 껄껄 웃었다. 이날 정민태의 일일 해설은 허구연 위원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허 위원은 “선수가 은퇴할 때 팬들에게 인사도 못하고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정민태는 다음주 중으로 가족을 데리러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한 후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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