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경기·26홈런·80타점' 김태균의 무한질주
OSEN 기자
발행 2008.07.17 22: 06

[OSEN=대전, 이상학 객원기자] 17일 대전구장. 경기 전 한화 김인식 감독은 “지난해 홈런왕이 누구였나”고 물었다. 삼성 심정수가 31개를 치며 홈런왕을 차지했다고 하자 김 감독은 묘한 표정으로 타격훈련에 한창이던 김태균(26)을 바라봤다. 마침 김태균의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도 지난 2003년 기록한 31개. 김 감독은 “김태균이가 31개를 칠 수 있겠어”라고 되물었다. 취재진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김 감독은 웃었다. 김태균은 이날 보란듯 또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31개도 머지 않았다. 한화 김태균이 올 시즌 첫 그랜드슬램으로 시즌 26호 홈런을 장식했다. 김태균은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에서 언제나처럼 4번 타자로 선발출장했다. 그러나 몸이 좋지 않아, 1루수 대신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정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김태균은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리고, 여유있게 녹색 다이아몬드를 돌았다. 3타수 3안타 1볼넷 6타점. 100% 출루와 함께 올 시즌 한 경기 개인 6타점으로 포효했다. 올 시즌 최고타자다운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올 시즌 김태균은 홈런 25개 중 만루홈런이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야 마침내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며 솔로·투런·스리런에 이어 홈런 4중주를 완성했다. 5회말 2사 만루에서 김태균은 LG 구원투수 이재영과 2-3 풀카운트 끝에 8구째까지 승부했다. 이재영의 8구째 145km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김태균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타구는 가운데 백스크린을 직접 넘어갔고 결국 비거리 125m 대형 만루홈런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김태균은 올 시즌 26홈런을 마크, 이 부문 2위 카림 가르시아(21개)와의 격차를 5개로 벌렸다. 현재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산술적으로 홈런 10개를 더 칠 수 있다.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을 너끈히 넘을 수 있는 페이스. 김태균은 홈런왕보다 개인 최다홈런을 목표로 설정할 정도로 31홈런을 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김태균은 홈런뿐만 아니라 타점도 80개째를 마크, 2위와의 격차를 10개 이상으로 벌렸다. 이날 경기 포함 김태균은 올 시즌 80경기에서 278타수 92안타로 타율 3할3푼1리·26홈런·80타점·48볼넷·47삼진이라는 화려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장타율은 무려 0.691이고 출루율도 4할2푼3리나 된다. 둘을 합한 OPS는 무려 1.114. 무엇보다 홈런·타점에서 독보적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홈런·타점 타이틀 동시석권은 페넌트레이스 MVP 징표나 다름없다. 올 시즌 김태균은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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