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은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두 사람 모두 개성이 넘쳐 융화되기 힘들어보이지만,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읽을 정도다. 바로 삼성전자 칸 프로게임단의 2년 연속 광안리 직행의 일등 공신인 박성훈(23) 이재황(22)이 주인공이다. 삼성전자의 2년 연속 광안리 직행이 결정나던 지난 8일 밤 박성훈과 이재황을 삼성전자 칸 연습실이 있는 서울 역삼동 한 음식점서 만나봤다. 사실 2008시즌 시작을 앞두고 삼성전자는 암울하기 그지 없는 상황이었다. 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변은종 이창훈 박성준 이 잇달아 은퇴를 선언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시련은 여기서 그치질 않았다. 급성장한 허영무가 믿음직한 1승카드로 성장했지만 삼성전자 칸 프로게임단 최초 억대 연봉 수여자인 에이스 '사령관' 송병구(20) 가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4주차 초반에는 3승 4패 득살 -2로 10위까지 밀려났었다. 이 때 박성훈-이재황 듀오가 위기의 삼성전자을 구원했다. 승부의 허리인 팀플레이를 든든하게 책임지면서 삼성전자 광안리 직행의 일등 공신을 차지했다. 이 둘의 활약은 시즌 시작 전 은퇴한 이창훈 변은종 박성준의 공백은 물론 에이스 송병구의 부진까지 책임진 눈부심 그 자체였다. 2년 연속 삼성전자 칸의 광안리 직행이 결정된 날 밤 박성훈 이재황 듀오와 그동안 지내온 이야기들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 시즌 개막전 선배들인 변은종 이창훈 박성준 등이 은퇴하면서 약체 후보로 꼽혔었다. 의지가 됐던 선배들이 나가고 팀의 고참이 되면서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 ▲ 박성훈=형들이 빠져나가면서 많은 불안감이 있었다. 팀의 제 1 선임이 되면서 걱정이 많았지만 나간 선배들이 팀의 기틀을 잘 딱아놓아서 생각보다 큰 문제는 없었다. ▲ 이재황=변은종 이창훈 박성준 선배는 제일 좋아하는 선배들이다. 그 선배들이 있을때가 제일 즐거웠다. 막상 형들이 나가면서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형들이 나가면서 팀에서 두 번째 고참이 됐을때는 막막하기 까지 했다. 특히 (이) 창훈이 형이 있을때는 버팀목 처럼 생각한 선배였다. 그러나 성적이 기대 이상 잘 나오자 내 자신도 놀라웠다. - 우선 팀플레이 조합상 수상을 축하한다. 이창훈의 공백으로 부진이 예상되던 삼성전자 칸 팀플레이가 이번 시즌 어김없이 강력함을 보였다. 비결이 있다면. ▲ 이재황=(이)창훈이형과 함께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 박성훈=아무래도 사실 처음에 (이)창훈이형과 팀플레이를 시작할 때는 매일 같이 하기 싫었다. 게이머를 시작하기 전 주변에서도 팀플레이를 말릴 정도 였다. 우연찮게 시작한 팀플레이지만 창훈이형과 팀플레이를 하면서 참 맛을 느꼈다. - 두 선수 모두 개인전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 선수이지 않은가. 팀플레이 전문 선수로써 고민이 클 것 같다. 또 개인전에 대한 미련은 없는지. ▲ 박성훈=팀플레이는 아무리 잘해도 개인전서 어느 정도 선전하는 선수들 만큼 부각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팀플레이 선수로써 자부심이 있다. 그 자부심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만큼 지금 팀플레이 대한 후회는 없다. ▲ 이재황=아쉬운 점이 없을 수는 없다. 처음에 삼성전자에 입단하면서 같은 시기에 (이)창훈이형도 팀에 합류했다. 문제가 있었다면 당시 팀플레이를 할 수 있을 저그가 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스타리그 우승의 꿈을 안고 시작한 선수 생활이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너무 아쉬웠다. 그러나 지금은 나만 그런지는 몰라도 지금은 팀플레이가 너무 재미있다. 팀플레이에 더욱 시선이 가고 애정이 간다. 왜 팬 여러분들이 팀플레이에 대해 반응이 차가우신지 아쉽다. - 두 사람 모두 처음에는 개인전을 염두해도고 시작했다고 하는데 어떤 계기로 스타크래프트 선수 생활에 입문했는지 궁금하다. ▲ 박성훈=사실 시작한 계기는 오로지 진학때문이었다. 지금은 직업이지만 당시 진학 이외에는 의미가 없었다. 특기자가 되기 위해 서울 지방 장소 가리지 않고 큰 대회가 열리면 입상을 목적으로 나갔다(웃음). 학업과 군대를 이유로 관두려고 했던적은 있다. 다른 이유도 있었다. 팀플레이 경기에 출전하면 서로 서로 보다는 창훈이형만 주목받은 적이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너무 힘들었던 시기가 있다. ▲ 이재황=원만큼 실력은 된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올라올 생각도 없었다. 우연한 기회에 KTF 소속으로 들어간 친구가 고향에 있는 대회에 나왔다. 그 때 대회에 참가했는데 그 대회서 4등에 입상했다. 그걸 계기로 다른 대회를 나가게 됐다. - 현재 팀플레이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차후 시즌부터는 빠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개인전을 하는 선수들과 차이가 생기지 않는가. 팀플레이 대표 선수로써 한가지 아쉬움 점들을 말한다면. ▲ 박성훈=아무래도 개인전만 선수들이 많은데 지금 개인전으로 전환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물론 어느 정도 개인전을 한 상태에서 팀플레이를 전환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고급 유닛이 나오기전에 끝날 수 있다. 팀플레이를 잘하면서 개인전 잘하는 선수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개인전을 잘하다가 팀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은 봤지만(웃음). 프로리그만 팀플레이가 있는데 성장보다는 폐지로 방향이 굳어지는 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것은 팀플레이도 슈퍼파이트같은 대회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너무 아쉽다. ▲ 이재황=저 선수들은 개인전을 못해서 팀플레이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팀플레이를 하면 할 수록 개인전 실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실력은 어느 정도 유지가 된다고 보시면 된다. 저마다 사정이 있어 팀플레이를 시작하는거지 원해서 시작하는 선수들은 없다. 기량적으로 떨어진다고 보시는 생각은 바꿔주셨으면 좋겠다. 개인전을 못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도 좋은 친구들이 하는 것이라고 봐주시면 좋겠다. scrappe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