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끝나고도 유니폼이 깨끗하면 기분이 별로 안좋아서요" 항상 경기가 끝나면 이종욱(28.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되어있다. 부상 위험이 높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서슴지 않는 그에게 일부 두산 팬들은 '흙강아지'라는 별명을 붙이며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올시즌 3할2리 35도루(2위, 17일 현재)를 기록 중인 이종욱은 오는 8월 벌어지는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 이종욱은 프로야구 팬들에게 철저한 무명에서 한 팀의 주전 외야수로 발돋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각급 대표팀을 단계적으로 거치며 성장했던 수준급 유망주였다. 이종욱은 선린상고(현 선린 인터넷고) 시절 잠수함 권오준(28. 삼성), 포수 정종수(28. 우리 히어로즈)와 함께 '트로이카'로 팀을 이끌며 청소년 대표팀의 톱타자로 맹활약한 동시에 현대 유니콘스에 2차 2순위로 지명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영남대에 진학한 이후에도 최고의 톱타자 요원으로 활약하며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외야수가 바로 이종욱이다. 2004, 2005년에는 상무 복무 중이었기 때문에 이종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프로 입단 해였던 2003년에 불과했다고 볼 수 있었다. 정수성(31), 조재호(29. 이상 히어로즈) 등 비슷한 스타일의 외야수가 존재했던 현대서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방출당한 이종욱은 2006년 두산으로 이적한 이후 매 시즌 몸을 아끼지 않는 활약을 펼치며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 "손가락에 붓기는 있지만 출장에 지장은 없다"고 밝힌 이종욱은 '흙강아지'라는 별명이 있다고 이야기하자 수줍게 웃으며 "감사할 따름이죠"라고 이야기했다. 올시즌 각오를 묻자 그는 "꼭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SK를 만나게 되면 설욕전을 성공으로 이끌고 싶다. 지난 3월 올림픽 2차 예선서 부진했는데 올림픽 본선에서는 좋은 활약으로 메달 획득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이종욱과의 일문일답이다. -올림픽 대표팀 승선을 축하한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부담이 많은 데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5일 경기서 손가락에 부상을 입은 것 같았는데 상태가 괜찮은가. ▲붓기가 있기는 하지만 경기 출장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컨디션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항상 유니폼이 더러워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 팬들은 '흙강아지'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흙강아지'라.(웃음) 정말 감사한다. 경기를 마치고 나서 유니폼이 깨끗하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유니폼이 더러워져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뛰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결혼 후 처음 맞는 시즌이다. 책임감이 막중할 것 같은데. ▲책임감 보다는 안정된 마음가짐으로 플레이 할 수 있어서 좋다. 몸관리 또한 잘 할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 나보다 집사람의 고생이 훨씬 많다.(웃음) -지난 시즌에는 다소 큰 스윙을 구사했으나 올시즌에는 다시 간결한 스윙으로 돌아갔다. ▲지난 12월 1차 예선 대만전서 홈런을 치는 등 막판에 장타가 많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스윙이 커졌다. 올시즌 초반에는 큰 스윙이 통하지 않아 배트를 짧게 잡고 간결한 배팅을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다시 타격이 좋아진 것 같다. -슬라이딩이 많아 유니폼 바지가 많이 찢어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탈장 증세도 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허벅지 부근이 자주 찢어진다. 탈장은 아직 수술하지 않은 상태다. 수술을 하고나면 재발도 쉽게 된다고 해서 웬만하면 수술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 아무래도 주루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하지 않겠는가. -허벅지 안쪽으로 돌출되는 탈장이라 일상 생활 시에도 많이 불편할 텐데. ▲괜찮다.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참을 만 하다. -올시즌 각오를 묻고 싶다. 팀도 상위권에 있고 올림픽 대표로도 뽑혀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일단 올시즌 팀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데 힘을 기울여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싶다. 만약 한국시리즈에 진출 한다면 또다시 SK를 만나게 될 것 같은데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 지난 3월 2차 예선때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서 대표팀에 큰 도움이 못 되었다. 그동안 컨디션을 조절하고 집중력을 더욱 키워서 메달 획득에 꼭 도움이 되고 싶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