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탬파, 김형태 특파원]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국제유가에 '기름 먹는 스포츠'인 나스카(NASCAR)도 몸살을 겪고 있다. 경주용 자동차에 기름을 대지 못해서는 물론 아니다. 나스카 경주가 열리는 날은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의 '인터내셔널스피드웨이'에 구름 관중이 몰린다. 무엇보다 주차장과 경기용 트랙 안쪽 빈 공간을 빽빽히 메운 레저용차량(RV)을 볼 수 있다. 화장실과 침실은 물론, 취사를 할 수 있는 주방도 비치된 RV는 '기름먹는 하마'의 지존. 대형 SUV보다 몇 배나 많은 기름을 넣어야 움직인다. 하루가 다르게 기름값이 치솟는 현실에서 RV 운행은 과장을 곁들이면 '정신나간' 행위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RV 차량을 몰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쓰는 돈이 나스카 수입의 상당액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고유가에 많은 RV가 멈춰서 있자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줄어들었고, 나스카 측은 매출 저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수입이 줄어드는 스포츠에 투자할 사람은 없다. 나스닥에 상장된 '인터내셔널스피드웨이사(社)'의 주가는 40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2003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 번도 40 달러 밑으로 하락한 점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평가가 어떠한지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난 1974년 1차 오일쇼크 때보다는 사정이 나아진 것이라고 한다. 레이싱 계의 원로인 리처드 페티는 "당시 상황이 어땠냐 하면 전체 시즌의 10%가 줄어들 정도였다"고 했다. 나스카가 주관하는 대회인 '데이토나 450과 500'에 필요한 기름이 부족해 그랬던 것은 아니다. 모든 경주용 차량은 대형 정유회사들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어 공짜로 기름을 쓴다. 오히려 '고통 분담 차원'의 정치적 움직임이었다. 급히 가야 할 곳이 있어서 운전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저 경주를 위해 기름을 물쓰듯 쓰는 모습에 많은 미국인들이 분노했고, 그 결과 어쩔 수 없이 시즌이 파행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workhorse@osen.co.kr 텅 빈 '인터내셔널스피드웨이' 스탠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