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타 신경현 "잘쳐도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
OSEN 기자
발행 2008.07.19 08: 00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화의 막강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화제다. 덕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쿼텟과 함께 연경흠·송광민 등 미완의 거포들까지도 폭발하고 있다. 어느 하나 쉬어갈 곳이 없는 타선이다. 하지만 ‘공포의 7번 타자’ 신경현(33)을 빼놓고 말하면 섭섭하다. 2군에 다녀온 이후 맹타를 휘두르며 하위타순에 또 하나의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한 신경현은 그러나 홈런타자들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경현은 특유의 뚱한 표정으로 불평 아닌 불평을 털어놓았다. 신경현은 “요즘 방망이가 잘 맞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잘쳐도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 홈런을 치는 선수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다. 이제는 포수들도 주목을 해야 한다. 이 더운 여름날 포수가 얼마나 힘들지 그 누구도 모른다. 요즘에는 방망이도 잘 맞고 있다. 이만하면 상을 받아야 하지 않은가. 구단에서 주는 것은 둘째 치고 언론사 주간 MVP도 안 주고…”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다. 신경현은 6월 한 달간 20경기에서 61타수 22안타로 타율 3할6푼1리·1홈런·15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7월 15경기에서 53타수 16안타로 타율 3할2리·1홈런·10타점으로 식을 줄 모르는 타격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3일 1군으로 복귀한 이후 35경기에서 3할3푼4리·2홈런·25타점으로 어마어마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순도 이제는 7번으로 고정. 한화의 다이너아미트 타선 클린업도 범위를 3~6번에서 연경흠·신경현을 포함해 2~7번으로 확장했다. 어느덧 신경현은 올 시즌 74경기에서 203타수 57안타, 타율 2할8푼1리·3홈런·34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은 데뷔 후 한 시즌 개인 최다기록이고, 타율도 23경기밖에 뛰지 않은 2001년(0.325) 이후 가장 높다. 한화 투수들은 하나 같이 “포수 신경현의 리드가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경현에 대해 유독 인색한 평가를 내렸던 김인식 감독조차 “요즘은 신경현이가 괜찮아”라며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다. 포수 본연의 임무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도루까지 심심찮게 해낼 정도로 전방위에서 맹활약이다. 신경현은 “그래도 나의 역할은 포수 본연의 임무다. 이 무더운 여름에 포수가 얼마나 힘들지 아느냐. 팬들이 너무 홈런치는 선수들에게만 주목하지 말고 더운 여름에 고생하는 포수들의 고충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단 관계자들도 “신경현은 1억원대의 연봉이 아깝지 않은 선수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능력도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더운 여름을 맞아 양말을 무릎까지 끌어올리며 패션까지 바꾼 신경현. 그의 응원가대로 이글스의 안방마님은 여름날에 최고의 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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