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조웅천, 떨어졌던 SK 불펜진 믿음도 동반 상승
OSEN 기자
발행 2008.07.19 08: 38

"시즌 첫 승보다 팀의 귀중한 승리로 이어져 기쁘다". 여전히 여유가 넘쳤다. 그리고 덤덤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SK 불펜 투수 조웅천(37)은 18일 목동 우리 히어로즈전에 2-2로 맞선 8회 2사 1, 2루 위기에 등판, 연장 10회말까지 상대한 7명의 타자를 삼진 2개 포함 모두 범타로 돌려세워 팀의 3-2 승리를 도왔다. 조웅천은 결국 이날 시즌 41경기 등판만에 첫 승을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지난해 6월 3일 지금은 사라진 현대와의 문학 홈경기 이후 1년을 넘긴 411일만의 승리 감격이다. 원정경기 승리는 지난해 4월 1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60일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조웅천은 "팀에 귀중한 1승을 안겼다는 점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지는 경기가 잦아 팬들에게 걱정을 많이 끼쳤다"며 "오늘 선수들이 '심기일전하자. 우리는 1위팀이다'며 굳은 결의를 보여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는 이날 팀 연패를 탈출한 것은 물론 최근 집단 슬럼프에서도 어느 정도 숨을 고를 틈이 생겼다. 7월 들어 4승(9패)째를 거둔 것에 불과하지만 마침 KIA에 패한 2위 두산과의 승차를 4.5로 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웅천의 이날 피칭의 의미는 남달랐다.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2⅓)을 책임지면서도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피칭이었다. 이로써 그동안 오른 엄지손가락 부상에 대한 우려도 말끔하게 씻어냈다. 조웅천은 그동안 변화구를 구사할 때마다 오른 엄지에 통증을 느껴 지난 6월에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팀으로 봐서도 부실해졌던 뒷문을 다시 걸어잠글 수 있게 됐다. 마무리 정대현과 함께 조웅천이 흔들리는 바람에 정우람, 윤길현 등에게 상대적으로 과부하가 걸렸던 것이 해소될 기미가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부진한 정대현을 대신할 임시 마무리로도 합격점을 받은 셈이다. SK 김성근 감독 역시 이날 경기 후 "조웅천이 잘 버텨준 것이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웅천의 부활은 곧 든든한 뒷문 방어벽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다시 한 번 SK가 독주 체제를 정비하는 중요한 요소가 갖춰졌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올 시즌 시작부터 승리에 대한 집착은 버렸다. 대신 홀드나 세이브는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 붙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조웅천. "내 임무는 선발과 마무리 정대현을 이어주는 징검다리다. 지금까지도 그런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스스로 초심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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