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준비 많이 했습니다" 고교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앳된 모습에서 풋풋함이 묻어 나왔다. '신고 선수' 라는 신분의 벽을 뚫고 정식 선수로 이름을 올린 신인 내야수 서건창(19. LG 트윈스)에게 지난 18일은 평생 기억할 만한 날이 되었다. 바로 1군에 정식 등록된 첫 날이었기 때문. LG 구단 관계자는 경기 전 "이제 신고 선수 아닙니다. (서)건창이는 엄연한 정식 선수입니다"라며 서건창의 1군 등록을 알렸다. 올해 광주일고를 졸업한 서건창은 함께 신고 선수로 입단한 잠수함 김수형(23)과 지난 6월 1일 정식 선수로 등록된 뒤 18일 1군에 올라왔다. 우투좌타 내야수인 서건창은 지난해 초 연고 구단인 KIA 타이거즈의 1차 지명 감으로도 꼽혔던 선수다. 체구가 작은 내야수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수비 시 잔동작이 보이기는 했으나 야구 센스가 있는 내야수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왜소한 체격과 어깨 부상 전력으로 인해 드래프트에서 외면당한 뒤 대학 진학 대신 프로의 문을 두드렸고 정식 선수가 되었다. 경기 전 서건창은 내야 수비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지난 5월 2군 경기서 보았던 모습에 비하면 수비 중심이 안정되어 있었고 포구 동작 또한 간결해진 것이 눈에 띄었다.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모습으로 덕아웃에 들어선 서건창은 "그동안 많이 준비했습니다. 1군에 오른 만큼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충장중-광주일고 동기인 투수 정찬헌(18)과 함께 1군에 뛰게 된 데 대해 묻자 "찬헌이와는 계속 야구를 함께 해왔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눈 친구죠. 같이 1군에서 뛰게 되서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밝혔다. 명문 대학의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고 신고 선수로 입단한 이유가 궁금해 그에 대해 묻자 서건창은 이렇게 대답했다.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지 못한 데 대해서 아무 느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자신이 없었다면 대학에 들어가서 4년 후에 재도전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열심히 그리고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입단을 결심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한 서건창의 눈빛은 밝게 빛났다. 중학 시절까지 유격수로 뛰다가 고교 시절부터 2루수로 뛰고 있는 서건창은 앞으로 각오에 대해 묻자 "1군에서 계속 뛰고 싶습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으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라며 러닝 훈련을 위해 다시 그라운드로 뛰어 나갔다. 신고 선수가 정식 선수로 올라서기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2군에 있는 무수한 유망주들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동시에 코칭스태프들에게 '1군에서 기용할 수 있겠다'라는 가능성까지 심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신고 선수들은 정식으로 입단한 선수보다 곱절 이상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왜소한 체구'로 인해 드래프트서 외면당했던 서건창. 험준한 산을 넘은 새내기 서건창은 어려운 길을 감수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달리고 있다. farinelli@osen.co.kr LG 트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