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넘어간 홈런이었다"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했지만 역풍을 견뎌내고 터뜨린 홈런이었다. 지난 15일 1군에 복귀한 이후 타격감 조율에 힘쓰던 최희섭(29. KIA 타이거즈)이 89일 만에 홈런포를 터뜨리며 다시 위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최희섭은 19일 광주구장서 열린 두산전서 1회말 2사 1루서 상대 선발 김명제의 공을 그대로 밀어쳐 좌중월 선제 투런(시즌 5호, 비거리 120m) 아치를 쏘아 올렸다.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린 실투이긴 했지만 우익수 방면서 홈플레이트 쪽으로 바람이 불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옆으로 분 바람을 뚫고 터뜨린 귀중한 홈런이었다. 최희섭은 이날 3타수 1안타(1볼넷) 2타점으로 점점 제 감각을 찾아가며 4강 가시권으로 들어선 KIA의 행보에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최희섭은 경기 후 "그동안 2군에서 많은 훈련을 했다. 근래에 삼진을 당하는 등 다소 힘들었는데 감독님께서 출장 기회를 주셔서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왔다. 김명제가 실투를 던져 운좋게 홈런을 친 것 같다"라며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서 뛰던 때도 몸쪽 공에 대한 약점을 지적받아 왔다. 그에 대한 보완책을 묻자 최희섭은 "그에 대한 지적을 받고 2군 경기에 나서면서 타석에서 조금 떨어져서 서야 하는 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그렇게 해야 몸쪽 공을 제대로 공략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암시했다. "올시즌 팀이 안 좋은 상태서 2군으로 내려가 선수단에 미안한 마음이 컸다"라고 밝힌 최희섭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4강 가시권까지 들어섰다. 매경기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올 시즌 4강에 오른 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farinelli@osen.co.kr
